中 “공무원, 아이폰·갤럭시폰 쓰지마”…고래싸움에 새우등 된 삼성?

  • 뉴스1
  • 입력 2023년 9월 7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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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삼성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에서 시민들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3.2.14. 뉴스1
서울 마포구 삼성디지털프라자 홍대본점에서 시민들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3’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3.2.14. 뉴스1
삼성전자가 미중 갈등 여파로 점유율 1%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적신호를 마주했다.

중국 당국은 공무원에게 아이폰·갤럭시 폰 같은 외국산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이 중국 기술 분야를 통제하자 애플을 겨냥해 내린 보복성 조치다. 문제는 이에 따른 여파가 삼성전자에게 부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13일 외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공무원이 자국 브랜드가 아닌 기기를 업무용으로 쓰거나 출근할 때 가져오지 않도록 지침을 내렸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중국의 이번 조치로 아이폰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

중국은 애플의 입김이 상당히 강한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아이폰은 올해 1분기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18%)대비 2%포인트(p) 올랐다.

다음으로 △오포(18%) △비보(16%) △아너(16%) △샤오미(12%) 등 중국 현지 업체가 뒤를 이었다.

외산폰 브랜드는 점유율 1위의 애플과 기타로 분류된 삼성전자 등이 포함된다.

중국은 전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인 삼성전자가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시장이다.

갤럭시폰은 중국에서 정치·문화적 영향으로 현지 시장 비중이 1%대 안팎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현지 브랜드를 선호하는 ‘애국 소비’가 강하고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반한감정이 커지면서 한때 불매운동까지 있었던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고 중국을 포기하긴 어렵다. 점유율이 1% 안팎이지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부진이 계속되면 매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중국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000만대가량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1% 비중만 돼도 300만대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내수 스마트폰 출하량은 1500만대 정도다. 삼성전자 내수 점유율을 어림잡아 80%로 가정했을 때 1200만대가량이 삼성전자 몫이다. 중국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3%만 더 늘려도 내수 판매량을 뛰어넘게 된다.

삼성전자가 2021년 중국 사업혁신팀을 만들고 현지 특화 전략을 강화해 점유율 확대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매년 하반기 중국 고위 및 상류층을 대상으로 삼성전자가 심계천하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노태문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장(사장) 역시 7월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폴드5 공개 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중국만의 사용성과 여러 로컬(지역 맞춤) 서비스 콘텐츠를 제품에 잘 구현시키겠다”며 “중국 삼성 모바일 연구소와도 힘을 합쳐 중국시장을 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에서도 비중이 줄긴 했으나 중국은 삼성전자에게 여전히 중요하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순매출액 기준)은 전년 대비 10조원 줄어든 35조6000억원이다. 삼성전자 연간 매출 302조원의 10%를 넘어선다. 스마트폰과 함께 가전 등 다른 제품 매출을 더한 값이다.

중국 시장 위축에도 판매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삼성전자에게 중국 당국의 외산폰 사용금지 조치는 부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밖에 없다. 현지 시장의 포지셔닝 상황을 봤을 때 가성비 시장을 겨냥해야 하지만 애플을 노린 이번 조치가 중국 토종 브랜드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면 삼성전자 입지는 더 좁아질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중국 당국이 애플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조치지만 위축된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강하게 타진하던 삼성전자에게도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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