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사람들 “보건의료인의 커리어 점프 위한 정보 인프라 만들 것”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7월 28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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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의 캠퍼스타운은 ‘Hi! 동국, Hello 중구’라는 문구를 내걸면서,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지역의 주민과 기업들에게 ‘상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들은 현재 스타트업 30곳에 창업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일반적인 직장인들은 대부분 커리어 및 채용 관련 서비스로 잡코리아, 사람인, 리멤버, 링크드인 같은 걸 이용할 겁니다. 보건의료인들은 이런 서비스들보다는 유사 버티컬 서비스들 비교적 더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런 버티컬 서비스들은 사용성 면에서 낙후된 경우가 많습니다. 포털 사이트 카페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수준에 머물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병원사람들’을 설립한 김도건 대표가 의료인들을 위한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서울대 간호학과 졸업을 앞둔 그는 “간호사들이 많이 쓰는 버티컬 채널은 아직 모바일 웹 최적화도 안 됐을 정도로 변화가 느리다”면서 “제가 간호학과에 입학했을 때가 2016년인데 그때와 체감상 달라진 게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병원사람들 김도건 대표 / 출처=IT동아

병원사람들은 이처럼 낙후된 커리어 커뮤니티를 시대에 맞는 플랫폼 서비스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간호사들을 위한 커리어 커뮤니티 ‘널스빌리지’를 시작으로 향후 보건의료업계 전반을 포괄하는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김도건 대표는 밝혔다.

지난해 6월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서 출발한 널스빌리지는 조금씩 이용자를 모으다 올해 5월 앱을 출시했다. 현재 커뮤니티와 업계 및 실무 관련 정보를 담은 콘텐츠 큐레이션, 채용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간호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보건의료직군을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지난 5월 앱을 출시한 간호사를 위한 커리어 커뮤니티 '널스빌리지' / 출처=병원사람들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서 채용 정보, 실무 노하우, 병원 근무 후기 등의 정보와 콘텐츠는 물론, 연봉 정보와 같은 데이터를 수량화하고 통계화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김도건 대표는 밝혔다. 버티컬 채널에 맞게 보건의료인들에게 딱 맞는 정보를 밀도 높고 깊이 있게 제공하면서도 사용성은 시중의 주요 서비스들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흩어져 있는 보건의료인들을 모아서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이들의 커리어 성장성과 지속가능성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병원사람들은 보건의료인들을 위한 소통 커뮤니티로서의 기능도 강조한다. 함께 소속감을 공유하고 고충을 나누면서 소통하고 공감하며 커뮤니티의 존재가 정체되어 있는 보건의료업계 문화를 변화시킬 촉매제가 될 것이란 바람에서다. 김 대표는 “병원은 생명을 다루는 곳이고, 인력 문제로 인한 여러 어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간호사들의 태움과 같은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면서 “보건의료인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기면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간호학과 졸업을 앞둔 김도건 대표는 간호학과학생협회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 출처=병원사람들

김 대표는 보건의료인들을 위한 정보 인프라와 커뮤니티 구축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보건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간호사는 전체 임상 의료인의 60%를 차지하는 보건의료 체계의 중요한 축입니다. 간호학과 학생만 10만 명이고, 매해 국가고시를 보는 인원도 2만 명이 넘습니다. 그럼에도 매번 간호사 부족으로 인한 의료공백 얘기가 나오는 건 높은 이직률과 퇴사율 때문이에요. 어떻게 보면 국가적 손실이죠. 그래서 이분들이 잘 맞는 곳에 취직하고 이직해서, 전문성을 키우며 오래 다닐 수 있도록 돕는 정보와 네트워크를 제공하면 궁극적으로는 국가 의료체계와 국민 건강 증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김 대표에게 ‘병원사람들’은 현장의 실무와 제도, 정책으로만은 해결할 수 없는 보건의료 문제를 나름의 방편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이기도 한 셈이다.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많이 아프셨다. 그래서 건강이 개인과 가정,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절실히 느꼈다”면서 “보건의료인으로서 국가 의료체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정치일 수도, 정책 연구일 수도 있고 스타트업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실습하던 시절의 김도건 대표. 김 대표는 국가 의료체계에 기여하는 방법이 현장에만 있는 건 아니라고 믿는다 / 출처=병원사람들

지난해 2월 창업해 이제 2년째 접어든 병원사람들은 매쉬업엔젤스와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또한 병원사람들의 잠재력에 주목해 창업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지원 중이다.

학생 창업인데다 초기 스타트업인 병원사람들로서는 특히 서울 충무로 하이 스타트업 센터에 마련된 사무 공간이 버팀목처럼 든든하다. 김 대표는 “사무실 임대료만 해도 적게는 몇십에서 수백만 원이 지출되는데, 동국대 캠퍼스타운으로부터 쾌적한 사무실을 지원받고 있어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외에도 사업화 지원금과 멘토링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병원사람들 김도건 대표 / 출처=IT동아

병원사람들은 향후 헬스케어 서비스 구축도 구상하고 있다. 진단, 치료, 재활 이전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질병의 예방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다. 적절한 보상과 동기로 이용자가 재미를 느끼게 해 자연스레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다만 이는 아직 먼 미래의 궁극적 목표일 뿐이고 당장은 널스빌리지의 서비스 안정화와 기능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김 대표는 “임상 분야뿐만 아니라 보건관리자, 공무원 등 다양한 직무로 취업·이직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 외에도 보건의료직군의 채용 및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요양기관들을 위한 HR 솔루션도 계획 중”이라며 “현장과 밀접히 소통하며 보다 효율적인 HR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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