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개월 전 마신 술, 아이 얼굴까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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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7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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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연구팀 분석 결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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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전 3개월간 마신 술이 아이의 턱과 코 등 얼굴 모양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태아 때 알코올 노출이 이후 얼굴 모양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9세 아이 3149명과 13세 아이 2477명의 얼굴 사진을 3차원 이미지로 변형시킨 뒤 이목구비의 200가지 특징을 포착하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알코올 섭취에 대한 정보는 임신 초기와 중기, 후기에 산모가 직접 작성했던 설문지에서 얻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임신 전이나 임신 중 술을 마시지 않은 산모 △임신 전 3개월간 술을 마셨다가 임신 후 중단한 산모 △임신 전후 지속적으로 술을 마신 산모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분석 결과, 9세 아이의 얼굴 모양은 산모의 알코올 섭취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됐다. 임신 3개월 전을 포함해 임신 기간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되면 코가 짧아지거나 코끝이 비뚤어졌다. 또 돌출된 턱이나 눈꺼풀이 아래로 꺼지는 등의 특징도 관찰됐다. 다만 이러한 특징은 13세 아이에게는 발견되지 않는 등 나이가 들수록 약해졌다.

연구 저자인 게나디 로슈프킨 박사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환경적 요인에 따라 알코올 노출로 인한 얼굴 특징이 가려질 수 있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알코올 섭취량에 대해 안전 기준이 확립되지 않은 만큼 임신 전이라도 알코올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신 중 알코올 섭취는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ASD)’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는 태아의 중추신경계를 손상시켜 지능 저하를 일으키고, 청소년기 학습 장애나 주의력 결핍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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