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귀 속에 이식하는 ‘인공달팽이관’ 세계 최초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3일 1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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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고성능 ‘인공와우’를 개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인공와우는 청각장애인의 귀 속에 이식하는 인공달팽이관이다.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팀은 마찰전기 발생 원리를 이용한 ‘인공기저막’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폴리아미드와 알루미늄 필름을 덧대 새로운 필름을 개발했다. 이 필름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달팽이관 기능이 갖고 있는 주파수 분리 기능을 흉내 내는데 성공했다. 또 사람의 음성 영역에 해당하는 4kHz(킬로헤르츠) 이하 음향 자극에 반응해 전기신호를 생성했다. 사람 목소리만 분리해 청각신경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기존 인공와우는 가청주파수 외 신호까지 잡아내 잡음이나 이명의 원인이 됐다.

연구진은 이 인공기저막을 이용해 실험용 인공와우를 제작하고 기니피그(쥐를 닮은 실험동물)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실제로 청력 복원기능이 있다는 사실 역시 확인했다.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한 인공기저막을 이용하면 완전히 사람 몸속에 삽입할 수 있어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음질은 기존의 7배 이상 뛰어난 차세대 인공와우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도 난청 환자는 인공와우 수술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음성인식 마이크가 몸 밖에 노출돼 있어 관리가 까다로운데다 배터리를 자주 충전해야 하는 점이 단점이었다.

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기저막은 배터리와 복잡한 전기신호 처리회로가 필요 없어 차세대 인공와우를 개발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며 “고도 난청 환자들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상용화 연구 역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바이오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드스 헬스케어 머티리얼스(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온라인판 9일자에 게재됐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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