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년의 ’게임 중독’에 빠지는 원인 분석해보니 …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일 1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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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게임 중독에 빠지는 원인이 부모로부터 받는 학업스트레스라는 실증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처음 나왔다. 이는 역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지속적이고 주의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육부 산하 연구기관 한국연구재단 사회과학코리아(SSK)는 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게임 과몰입과 게임문화: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학술 포럼은 약 2년 동안 2000여 명의 청소년, 부모를 심층 분석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객관적이고 데이터에 기반해 나온 첫 실증 연구 결과여서 의미가 깊다.

장예빛 아주대 교수는 ‘자녀의 게임몰입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초·중·고 세 집단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 그룹에서 애정이 높을수록, 고등학생 그룹에서 ‘부모, 자녀’ 간 개방적 의사소통이 높을수록 게임 과몰입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초등학생, 중학생 그룹의 경우 부모의 과잉간섭이 높을수록 게임 과몰입이 높았고, 고등학생 그룹에서는 부모의 과잉기대가 높을수록 게임 과몰입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장 교수는 “애정을 담은 합리적 양육행동을 바탕으로 자녀에게 지속적이고 주의 깊은 관심을 쏟는 것이 (게임 중독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부모가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야 하고 자녀가 스스로 자기통제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게임이 청소년의 학업을 방해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소개됐다. 유승호 강원대 교수는 “대부분의 청소년이 시험기간과 같은 주변상황과 개인 의지를 통해 게임시간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에 지적됐던 게임이용시간에 의한 학업성적, 교우관계, 자기통제 저하와 같은 문제는 장기적으로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게임 중독과 관련한 실증적인 연구결과가 보건복지부의 ‘게임의 질병코드 부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복지부는 2월 저신건강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게임을 알코올·마약·인터넷·도박 등과 함께 주요 중독 요인으로 규정하고 게임 중독에 대한 질병코드를 신설, 의료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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