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 물방울 증발하는 찰나의 순간 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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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병묵 성균관대 교수팀… 0.3초 동안 증발장면 관찰 첫 성공

부피가 극도로 작은 초미세 물이 증발하는 과정을 X선 나노영상으로 분할 촬영한 사진. 초미세 물이 증발 할 때는 안쪽에 오목한 모양이 생기면서 내부 압력이 주변 대기압(1기압)보다 낮아져 증발 속도가 점차 느려진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 제공
부피가 극도로 작은 초미세 물이 증발하는 과정을 X선 나노영상으로 분할 촬영한 사진. 초미세 물이 증발 할 때는 안쪽에 오목한 모양이 생기면서 내부 압력이 주변 대기압(1기압)보다 낮아져 증발 속도가 점차 느려진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성균관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물방울이 증발하는 찰나의 순간을 동영상으로 담는 데 처음 성공했다. 원병묵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사진)팀은 부피가 240펨토리터(fL·1fL는 1000조 분의 1L)인 물방울이 0.3초 동안 증발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포항가속기연구소가 보유한 초고속 X선 나노영상 빔라인을 이용해 마이크로입자 사이의 작은 틈에 껴서 부피가 극도로 줄어든 물방울의 증발 과정을 관찰했다. 이렇게 얻은 영상을 분석한 결과 물방울의 내부 압력은 0.6기압으로 대기압(1기압)보다 낮았다. 증발 속도도 동일한 표면적을 가진 일반적인 물방울의 6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느렸다. 물방울의 증발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그간의 이론적인 추정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원 교수는 “물방울의 내부 압력이 대기압보다 낮아져 공기 중으로 수증기가 빠져나가기 어려워지면서 증발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을 것”이라며 “이런 현상을 이해하면 구름의 형성 원리를 규명하거나 프린팅 기술에 적용되는 나노 입자를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일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렸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초미세 물방울#성균관대#원병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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