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에 정보 공유도…AI코리아, 젊은 연구자들의 놀이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4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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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만나면 하루 종일 인공지능(AI) 얘기만 해요. ‘구글이 새로 뭘 출시한다더라’ 같은 AI 분야 가십부터 새로 발표된 학술 논문까지 주제가 매우 넓습니다. 저희끼리는 AI코리아를 ‘AI 연구자들의 놀이터’라고 불러요.”

AI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인 ‘AI코리아’ 운영자 김지원(31) 삼성전자 전문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사과정에서 학술연수 중이다.

AI코리아는 국내 AI 분야 첫 전문 커뮤니티다. 지난해 5월 페이스북에 마련된 커뮤니티에는 AI 학계 및 업계 소식, 논문, 교수법, 코딩 등과 같은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회원 수는 약 5000명. 최근 구글의 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 이후 AI코리아 회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김 연구원은 AI 분야에서 ‘페이스북 스타’로 불린다. 그가 미국 스탠퍼드대의 AI 전공 수업을 한글로 간단히 번역해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조회수가 14만 회를 웃돌았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유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매체인 ‘레딧’에 올린 그의 연구 결과가 머신러닝 분야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어려서부터 AI와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었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00년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서 당시 최연소로 금메달을 수상했고, 서울과학고에 진학해 독학으로 AI를 공부했다. “고1 때 필기체를 인식하는 인공신경망을 직접 코딩해서 만들었어요. 지도학습, 강화학습 등을 공부하면서 게임이나 주식 자동거래 프로그램도 만들었죠.”

2003년 서울과학고를 조기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진학한 그는 4년 만에 MIT 학부와 석사과정을 모두 5.0 만점으로 졸업했다. MIT의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컴퓨터공학과 수학을 복수전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고액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병역 의무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고 제대 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고 있다.

AI코리아의 주축을 이루는 멤버들도 김 연구원처럼 AI에 빠진 ‘젊은 피’들이 많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졸업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매체인 빙글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김태훈 씨(24)는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딥마인드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노현우 포항공대 연구원(28)은 논문 발표를 많이 해 AI 학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김 연구원은 “뛰어난 논문을 발견하면 연구자에게 먼저 만나자고 연락한다”며 “주말마다 모여서 같이 스터디도 하고 정보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현재 AI코리아는 일반인도 회원으로 가입해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다. 김지원 연구원은 “AI 전문가는 몇 개월 만에 단기적으로 양성하기는 어렵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유로운 토론과 소통 문화가 구축된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유망한 AI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기자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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