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각 다투는 협심증 치료, 진단부터 시술까지 한 시간도 안걸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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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
논스톱 응급치료… 원 데이 케어 시스템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 내 흉통클리닉. 이곳에서는 흉통의 원인이 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 내 흉통클리닉. 이곳에서는 흉통의 원인이 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60대 중반의 이모 씨는 갑자기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을 느꼈다. 구급차에 실려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이 씨는 5분 내로 심전도 검사를 받았다. 응급실 당직 의사는 검사 결과를 즉시 심혈관센터 담당 의료진에게 스마트폰으로 전송했다. 검사 결과는 협심증. 심장동맥 내에 혈전(피떡)이 생기면서 급작스럽게 좁아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이 씨의 상태를 검토한 의료진은 그를 심혈관센터로 옮기라고 지시했고 곧바로 약물 투입과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을 진행했다. 이 모든 것이 1시간 이내에 이뤄졌다. 골든타임 내에 진단과 적절한 시술이 이뤄진 덕에 이 씨는 치료를 잘 받았고 며칠 후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심근경색과 협심증, 부정맥 등 심혈관 질환은 발생했다면 1분 1초가 중요하다. 조금만 지체하면 심장이 멈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심근경색은 곧바로 처치되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40∼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치료하느냐가 중요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는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을 통해 심전도 결과 등을 전송하는 ‘응급 치료의 논스톱’ 시스템을 도입했다.

홍순준 센터장은 “환자가 새벽 2, 3시에 도착해도 5분 내로 심전도 결과가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며 “병원에서 ‘오라’고 연락하기도 전에 의료진이 먼저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환자 도착 후 1시간 내에 진단과 시술이 이뤄질 수 있었던 건 이러한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응급 상황이 아닌 일반 심혈관 환자일 경우 이들의 편의를 위해 ‘원 데이 케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말초혈관 스텐트 삽입술, 대동맥 판막 성형술 등의 심혈관 관련 시술을 한다. 환자가 예약된 날 오전 8시 심혈관센터에 와서 필요한 검사를 받은 뒤 해당 시술을 받고 특별한 문제나 증상이 없으면 오전 12시쯤 퇴원할 수 있다. 홍 센터장은 “6∼7년 전부터 ‘원 데이 케어’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환자가 불필요하게 입원하지 않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심혈관센터 내 대사증후군연구소에서는 서울의 25개 보건소와 함께 대사증후군 환자들의 심혈관 상태에 대해 상담도 하고 1년에 1번씩 무료로 검사도 해 준다.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는 부정맥센터, 심장초음파 및 영상팀, 흉통클리닉 등으로 구성됐다. 전문의만 40여 명에 이른다. 홍 센터장은 “고려대 안암병원 심혈관센터의 가장 중요한 모토가 바로 ‘환자 중심 치료’”라며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더 적절하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 주요 심혈관 질환 및 증상

△심근경색, 협심증


심근경색은 심장의 혈관(관상동맥)이 막혀서 피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심장 근육에 손상이 오는 것을 의미한다. 사망률이 40∼50%에 이른다.

협심증은 심장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심근)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한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다.

심해지면 심근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 진행되고, 이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정기적으로 심장초음파, 심전도, 혈압을 측정하는 등 평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식생활에 신경을 쓰고 저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이 같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부정맥

심장박동이 리듬을 잃고 불규칙적으로 변한 상태를 말한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게 된다.

부정맥은 크게 서맥(徐脈), 빈맥(頻脈), 불규칙 맥으로 나눌 수 있다. 서맥은 분당 60회 이하로 너무 천천히 뛰는 상태, 빈맥은 육체적 활동이 없는데도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리 뛰는 상태, 불규칙 맥은 맥이 고르지 않거나 심전도 검사에서 박동이 불규칙한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부정맥이 심하면 심장이 제대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거나 심장이 멈추는 급사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빈맥 중 심방이 1분에 400∼500번 뛰고 심실이 100∼200번 뛰는 ‘심방세동’은 심장혈관에 혈전을 만들고, 뇌중풍에 걸릴 확률도 일반인에 비해 4배 이상 높아지게 한다.

부정맥이 급사의 주 원인인 만큼 전자동 전기충격기(심장 발작으로 쓰러진 환자의 가슴에 붙여 심장을 뛰게 하는 장치)를 공공장소에 적극적으로 비치하고 심폐소생술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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