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摩天樓) 경쟁은 최첨단 과학기술의 경쟁이기도 하다. 안전 기술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828m)는 건설 단계에서 건물 규격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인공위성 측량을 처음 도입했다. 부르즈 칼리파는 시공 당시 인공위성이 1시간마다 건설 현장으로 위치 데이터를 보냈고, 이 자료를 토대로 건물의 수직 오차를 확인하며 한 층씩 쌓아 나갔다.
중국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시에 위치한 ‘광저우타워’(488m)에는 건물의 진동을 감지하는 진동감지 센서가 404개 달려 있다. 내시경처럼 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며 벽의 균열을 감지하는 광섬유 센서 144개, 화재 예방에 중요한 온도감지 센서 136개 등 총 700개가 넘는 센서가 건물 곳곳에 박혀 있다.
자동차의 쇼크옵서버(충격흡수장치)처럼 바람의 힘을 상쇄시킬 대형 구조물을 설치한 건물도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500m 고지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부르즈 칼리파가 완공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대만 타이베이 소재 ‘타이베이 101’(509m)에는 거대한 추가 달려 있다. 이 추는 태풍 등으로 강풍이 불 때마다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바람의 힘을 40%가량 약화시킨다. 추의 무게는 660t에 이르며, 88∼92층에 걸쳐 설치돼 있다.
미국 보스톤의 ‘존 핸콕 타워’(241m)와 뉴욕 ‘시티그룹 센터’(279m)에도 바람의 영향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장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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