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준 “인공위성, 누구나 만들 수 있고 갖고 놀 수 있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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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인공위성’ 주인공 송호준 씨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의 주인공 송호준 씨는 초소형 인공위성 ‘오픈샛’을 직접 제작해 화제가 됐다. 시네마달 제공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의 주인공 송호준 씨는 초소형 인공위성 ‘오픈샛’을 직접 제작해 화제가 됐다. 시네마달 제공
“그 프로젝트는 제게 ‘놀이’ 같은 거였어요. 인공위성은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아무나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처럼 여겨져야 한다는 게 제 소신이었지요. 영화에는 제가 너무 전문가처럼 나온다더군요.(웃음)”

송호준 씨의 고군분투 인공위성 개발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이 5일 개봉했다. 송 씨는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한 아티스트다. 설치영상예술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2013년 4월 무게 1kg의 초소형 인공위성(큐브샛) ‘오픈샛(Open Sat)’을 쏘아 올리며 대중에게 ‘인공위성 전문가’로도 이름을 알렸다. 예술가의 우주 도전 프로젝트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송 씨가 인공위성을 제작한 몇 년간의 일상을 따라간다. 노트에 설계도를 그리고, 발품을 팔아 청계천을 돌아다니며 안테나와 배터리를 구해 집어넣고, 러시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위성을 쏘아 올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티셔츠 1만 장 판매에 도전한다. 교신 테스트에 성공한 뒤 ‘예∼스!’라고 펄쩍 뛰며 환호하는 장면에선 그의 시도가 성공하길 함께 바라게 된다.

2일 서울 망원동 작업장에서 만난 송 씨는 “인공위성을 발사하며 얻었던 경험과 지식을 인터넷을 통해 계속 공유하고 있다”면서 “또 다른 누군가가 ‘내가 인공위성 한번 쏘아 보겠다’고 나서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삶은 인공위성 발사 이후 크게 달라졌다. 각지에서 출연 요청이 이어졌고, 아티스트로서의 인지도도 올라갔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송 씨는 “주변에 대단한 과학자로 비치는 일이 부담스럽다”면서 “예술가의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2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면서도 “오픈샛처럼 예술 프로젝트로 만들기보다는 혼자 취미로 진행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망원동 인공위성#송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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