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1040조원 규모, 글로벌 제약시장이 부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해외진출 통해 활로 찾는 국내 제약회사들의 발전전략

《 국내 제약회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해외 진출과 신약 개발 등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고 글로벌 제약업체들과 당당히 겨룰 수 있을 만큼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비교하면 국내 업체들의 규모는 매우 작은 편이다. 시장 규모도 차이가 난다.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가 약 1040조 원인 데 비해 국내 제약시장 규모는 약 13조 원에 그치고 있다. 과거 제네릭(복제약)을 중심으로 규모를 키워왔던 국내 시장은 최근 들어 그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로서는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그만큼 중요해진 셈이다. 》

해외 진출로 지속적인 먹거리 확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제약회사들의 움직임은 2, 3년 새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보령제약은 23일(현지 시간) 멕시코에서 고혈압 신약 ‘카나브’ 판매를 시작했다. 카나브는 현지에서 ‘아라코’라는 제품명으로 처방된다. 이번 판매는 보령제약이 2011년 10월 멕시코 스텐달과 중남미 13개 국가에 대한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지 3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보령제약과 스텐달은 우선 올해 멕시코 시장을 본격 공략한 뒤 내년 1분기(1∼3월)부터 순차적으로 다른 12개 국가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동아ST는 25일 브라질 유로파마와 당뇨병 치료제 ‘DA-1229’의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동아ST는 유로파마로부터 계약금과 개발 진행 단계에 따른 기술료를 받으며, 제품 발매 뒤부터는 유로파마에 원료를 수출하게 된다. 브라질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76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동아ST는 브라질에서 매년 당뇨병 환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DA-1229가 발매되면 판매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법인 신설을 통한 시장 공략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JW중외그룹의 지주회사인 JW홀딩스는 7월 필리핀 마닐라에 현지법인인 ‘JW헬스케어 필리핀’을 세웠다. JW홀딩스가 해외에 법인을 직접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W홀딩스는 필리핀 현지법인을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이미 진출해 경쟁이 쉽지 않은 선진국 대신 동남아시아, 남미 등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남미 등은 과거와 달리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고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의약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적 부진 딛고 성장세로 전환

국내 제약회사들의 경영 성과도 지난해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4년 상반기(1∼6월) 국내 제약기업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회사 72곳의 상반기 매출 규모는 6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7.5% 성장한 수치다.

전년 동기보다 올 상반기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48곳이었으며 감소한 기업은 24곳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을 비롯해 녹십자, 대웅제약, 동아ST, 한미약품, 광동제약, JW중외제약, 한독, 보령제약, 동국제약, 삼진제약 등은 매출액 1000억 원을 넘겼다. 또, 올 상반기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5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약회사 72곳의 상반기 순이익은 4053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1.4% 증가한 것이다.

제약회사들이 연구개발(R&D)에 들인 비용도 증가했다. 72곳의 총 R&D 비용은 522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했다. 셀트리온, 한미약품, 녹십자, 동아ST, LG생명과학 등이 R&D 비용을 많이 지출했다.

다만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은 이전보다 더 심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매출 1000억 원 이상인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어난 반면 상반기 매출 200억 원 미만인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한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측은 “국내 제약회사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개량 신약의 수출 계약이 늘어나면서 경영실적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