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스트레스로 35∼44세 남성 불임환자 급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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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당 961명… 年16.2%씩 증가
같은 연령대 여성 증가율 앞질러

최근 5년간 남녀 모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연령대에서 불임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2012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불임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일상적인 성생활을 1년 이상 지속해도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남성의 경우 30대 후반∼40대 초반은 물론이고 전 연령대에서 불임환자 수가 늘었다. 인구 10만 명당 진료환자 수는 35∼44세는 2008년 527명에서 2012년 961명으로 연평균 16.2%씩 증가했다. 20∼24세는 4.9%, 25∼29세는 6.1%, 45∼49세는 12.8%가 증가했다.

남성 불임의 원인으로는 업무 스트레스, 고령화, 환경호르몬 등이 꼽힌다. 정재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과거에는 불임을 모두 여성의 책임으로 전가하려는 사회적인 풍조가 있었지만, 불임의 원인 제공은 남성에게도 있다”며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서 불임치료를 받는 남성이 증가해 환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의 경우 다른 연령대와는 달리 20대에서 불임환자 수가 줄어들었다. 인구 10만 명당 불임환자는 20∼24세가 184명에서 135명으로 연평균 7.5% 줄었다. 25∼29세도 1691명에서 1352명으로 5.4% 줄었다.

반면 35∼39세 불임환자는 1272명에서 1920명으로 연평균 10.8% 증가했다. 40∼44세(10.5%), 45∼49세(4.3%), 30∼34세(3.3%)도 조금씩 늘었다. 여성의 불임 원인에는 난소 기능 저하, 난관 손상, 배란 장애 등이 있지만 종종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20대 불임 환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결혼 적령기가 늦춰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대에는 사회생활을 위해 결혼이나 출산을 미루기 때문에 불임 치료를 받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정 교수는 “과거와 달리 여성도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불임 치료를 받으려는 기혼 여성 수가 줄어든 것이 결국 20대 여성 불임 환자 수 감소의 원인으로 보인다”며 “30대 이후의 여성 불임이 늘어난 것도 30대에 결혼하는 여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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