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입자에 ‘골프공 홈’ 새겨 세포침투 더 빠르고 깊숙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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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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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영-임용택 공동연구진 고분자소재 개발

국내 연구진이 입자 표면에 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세포 속까지 잘 침투하는 미세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공주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입자 표면에 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세포 속까지 잘 침투하는 미세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공주대 제공
표면에 울퉁불퉁 홈이 파인 골프공은 공기 저항이 줄어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 원리에 착안해 둥근 미세입자에 홈을 만들어 몸속에서 잘 돌아다닐 수 있는 물질을 만들었다.

조국영 공주대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임용택 충남대 분석화학기술대학원 교수 공동연구진은 미세입자의 표면에 홈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적혈구나 대식세포 등은 가운데 부분이 움푹 파이거나 표면이 거칠어 몸속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한다는 사실이 최근 규명됐다. 그러나 바이오 분야에 쓰이는 미세입자들은 대부분 매끄러운 공 모양으로만 만들어져 있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홈을 파려면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생분해성 고분자 유기방울이 가득 든 통에 또 다른 미세 유기방울을 넣고 섞었다. 그 결과 고분자 유기방울 표면에 미세 유기방울이 수없이 부딪히면서 골프공 모양의 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만든 수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세포에 넣고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와 형광현미경으로 관찰했더니 매끄러운 입자보다 이동 속도가 빠르고 세포 속에도 잘 침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입자에 형광물질을 담으면 몸속에서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고, 약물을 담으면 세포 속 깊숙이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 분야나 생체 현상을 파악하는 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응용재료공학분야 권위지 ‘매크로몰레큘러 래피드 커뮤니케이션’ 12일자 온라인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미세입자#골프공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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