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일본뇌염 위험지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0일 0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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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되면 치사율이 20~30%에 이르는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국내 거의 모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올해는 일본뇌염을 옮기는 모기 수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는 주간 '건강과 질병' 최신호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국립보건원의 '2011년도 국내 일본뇌염바이러스 활동' 보고서를 게재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7~10월 전국 8개 지역(충남·북, 전남·북, 경남·북, 제주, 강원)에서 돼지 혈청 2021건을 조사했다. 돼지는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속에서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숙주 역할을 한다. 감염된 돼지가 많으면 그만큼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많다는 뜻이다.

분석결과 돼지 혈청의 23.8%(481건)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다. 지역별로는 전남(109건) 경남(98건) 충북(69건) 충남(67건) 경북(62건) 전북(42건) 제주(32건) 강원(2건) 등이었다. 차이는 있지만 감염되지 않은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마산과 제주, 통영의 모기에서는 플라비바이러스(Flavivirus)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전 지역이 일본뇌염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옮기는 '작은 빨간집모기'가 3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4~7월 채집된 작은빨간집모기는 188마리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635마리였다. 2007~2011년의 평균(1280마리)보다는 모기 채집 건수가 적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모기 발생 건수도 중요하지만 전국적으로 예외 없이 바이러스가 활동한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매년 4월부터 전국 10개 지역에서 모기를 채집해서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되면 일본뇌염주의보를 즉시 발령한다. 올해는 4월 26일에 주의보가 이미 발령됐다. 일본뇌염으로 확진된 환자는 아직까지 없다.

일본뇌염에 감염돼 뇌염으로 진행되면 치사율이 20~30%에 이른다. 지난해 일본뇌염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됐던 환자 540명 중 3명이 일본뇌염 환자로 확진된 바 있다. 일본뇌염은 백신을 맞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질병관리본부는 "모기는 주로 밤 10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활동하니까 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득이하게 밖에 나갈 때는 긴팔과 긴바지를 입는 게 좋다. 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거나 잠을 잘 때 모기장을 설치해도 좋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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