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억’ 소리나는 사자개, 황우석 박사가 복제한 수컷과 번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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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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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가 복제한 사자개 수컷 ‘금강이’와 인천 강화도 선원사의 사자개 암컷 ‘야순이’ 사이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을 선원사의 성원 스님이 끌어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이 새끼 8마리를 출산한 야순이. 포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황우석 박사가 복제한 사자개 수컷 ‘금강이’와 인천 강화도 선원사의 사자개 암컷 ‘야순이’ 사이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을 선원사의 성원 스님이 끌어안고 있다. 오른쪽 사진이 새끼 8마리를 출산한 야순이. 포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개라고 ‘개’ 취급하면 안 돼요. 애정을 갖고 정성껏 대해야지. 임산부 몸에 바람이 들면 안 되는 것처럼 갓 새끼를 낳은 사자개도 어미와 새끼를 2, 3개월간은 실내에서 키울 생각입니다.”

영하 30도∼영하 20도인 티베트 설산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 살던 세계 최고의 맹견 ‘티베탄 마스티프’(일명 중국견). 이역만리 한국에서 이 개들이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 맹견은 목 주변에 수사자와 비슷한 갈기가 있어 ‘사자개’로 더 알려져 있다.

한국에선 보기 드문 사자개 암수는 묘한 인연으로 만나게 됐다. 고려 팔만대장경을 판각한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 있던 암컷 사자개 ‘야순이’(3세)는 배필을 찾다 줄기세포 연구가인 황우석 박사가 2010년 복제한 수컷 사자개 ‘금강이’(3세)를 만나게 됐다.

[채널A 영상] ‘억’대 중국 황실견 ‘사자개’, 황우석 복제견과 번식 성공

야순이는 티베트에서 마리당 7500만 원에 사들인 사자개 3마리에서 태어난 티베트 교포 2세. 선원사 주지인 성원 스님은 “신랑감이 마땅치 않았는데 우연히 연락이 된 황 박사가 금강이의 존재를 알려줘 지난해 11월 속궁합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른 개와 달리 암 사자개의 배란기는 1년 중 겨울철에 맞춰 딱 한 번이다. 그때에 맞춰 금강이와 야순이는 ‘결실’을 봐 11일 새끼 8마리를 출산했다.

20일 이 부부는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새끼 8마리와 함께 가족을 이뤄 경기 포천시 A불교박물관에서 살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이날 높이 27.5m의 대형 미륵불 석상, 탱화, 목불, 편액 등 불교 유물 1만여 점을 보유한 이 박물관의 별관 목욕탕에서 우렁찬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새끼 8마리가 야순이의 젖을 먼저 빨기 위해 모유 쟁탈전을 격렬히 벌이며 내는 소리였다. 금강이는 박물관 입구의 잡화점 마당에 묶여 있었지만 제 식구를 보살피려는 듯 경계의 눈빛이 삼엄했다.

이 박물관 임모 씨(58)는 야순이의 출산과 양육 도우미 역할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임 씨는 새끼 8마리를 11시간 40분에 걸쳐 받아냈고 탈진한 야순이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돼지다리, 미역까지 매일 먹이고 있다. 임 씨는 “외출했다 들어와 보니 마당 울타리에 있던 야순이가 땅에 굴을 파고 새끼를 낳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즉각 황 박사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조언대로 하니 병균 감염 없이 순산해 새끼도 잘 크고 있다”고 말했다. 임 씨는 황 박사가 중국과학원 연구원과 베이징(北京)대 교수 추천으로 복제한 금강이를 키우며 번식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금강이는 지난해에도 다른 암 사자개 ‘보리’와 함께 새끼 7마리를 낳았다.

사자개는 억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사찰 주변에서는 “선원사가 공덕을 많이 쌓아 이런 ‘대박’을 터뜨린 것 아니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선원사의 성원 스님은 “사자개가 워낙 고가로 거래된다는 소문 때문에 자칫 ‘개장사’로 오해받을까 걱정된다”며 “몽골에 맞서 싸우기 위해 팔만대장경이 만들어졌던 선원사를 복원하는 데 사자개도 한몫하려는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포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 사자개 ::


중국 부호 사이에서 최고급 선물로 인기를 끄는 명견. 사자와 분간하기 힘들게 생긴 중국 어느 부호의 사자개가 경호원, 수의사, 요리사, 영양사 등 11명을 거느리며 호화롭게 사는 모습이 외신을 통해 전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견의 몸무게는 80kg에 이르고 털은 황색 검은색 흰색이 있다. 중국에서 천재지변 등의 위험을 예지하는 능력이 있어 ‘신견(神犬)’으로 불리기도 한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순종은 중국 내에 2만여 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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