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회 교수 “골수이식-줄기세포 치료에도 기여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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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교수 일문일답
“한국 이종이식 주도권 쥘 것”

“350만 당뇨병 환자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연구 성과를 더 확장해 혈액암(백혈병)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박성회 교수는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가 늘고 있는데….

“서구화된 식단과 비만인구 증가로 1960년대에 전 인구의 0.2%에 불과하던 환자 비율이 1990년대에는 3% 이상으로 증가했다. 현재는 350만 명 정도로 8%대다. 여전히 급속히 늘고 있어 2025년에는 680만 명이 될 것이다. 현재도 환자 본인과 가족까지 합치면 당뇨병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은 국내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인 셈이다. 세계적으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인구의 1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당뇨병 환자는 고통이 많다는데….

“매번 인슐린을 투약하기 위해 주사로 몸을 찔러야 하는 고통과 지속적인 합병증은 이미 유명하다.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주로 혈관이 손상돼 실명, 신부전, 사지 괴사 등 심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외국 학계의 반응은….

“지난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2011년 세포이식학회-세계이종이식학회 합동회의에서 에마누엘레 코치 회장과 베른하르트 헤링 차기 회장이 이번 연구결과를 접한 직후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향후 이종이식은 유럽연합(EU), 미국 그리고 한국이 이끌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헤링 차기 회장은 ‘곧 당뇨병 치료를 위한 이종췌도이식의 임상시험이 곧 실현될 것’이라며 우리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향후 췌도이식 및 장기이식 분야에서 우리가 충분히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본다.”

―연구 성과는 당뇨병에만 한정되나.

“아니다. 앞으로 유전자형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 간에 줄기세포의 일종인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혈액암을 완치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것이 성공한다면 환자별 맞춤치료를 위한 배아줄기세포를 생산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 방향도 크게 바뀔 것이다.

―그동안 도움을 준 사람을 꼽자면….

“이번 연구 성과는 나뿐만이 아니라 짧게는 6년, 길게는 25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제자들과 동료 연구원 덕분이다. 또 연구를 지원해 준 서울대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동물들에게도 큰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이번 연구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생쥐 ‘루나’와 ‘솔라’의 무덤에 이 영광을 바친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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