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비뇨기질환-‘쉬’ 못하는 아이 ‘쉿’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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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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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의 비뇨기 질환은 일찍 발견할수록 제대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부모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영아의 비뇨기 질환은 일찍 발견할수록 제대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부모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원인과 치료방법

엄마들은 ‘어린아이가 무슨 비뇨기과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아이들도 비뇨기 질환을 앓는다. 발생 비율도 결코 낮지 않다.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증상을 표현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우므로 평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소아비뇨기 질환은 크게 요로계 이상과 생식기 이상으로 나눌 수 있다. 요로계 이상은 소변이 거꾸로 올라가는 ‘방광요관역류’가 있다. 이를 방치하면 요로 감염의 원인이 되고 신장 기능이 손상될 수도 있다. ‘잠복고환’ 같은 생식기 이상은 생식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교정이 필요하다.

○ 방광요관역류-신장에 세균감염 일으킬 수도

방광요관역류란 소변이 방광에서 요관으로 거꾸로 이동하는 병이다. 방광을 통과하는 요관의 길이가 짧거나 위치가 잘못된 것이 원인이다. 역류가 요관에서만 일어나는지, 신장까지 가는지, 신장조직까지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따라 등급을 5단계로 나눠 높은 단계에서는 수술 치료를, 낮은 단계에서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적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변이 역류하면서 방광이나 신장에 세균 감염이 일어난다. 신장이 세균에 감염되면 옆구리 통증으로 시작해 열이 오르고 전신 근육통으로 번진다. 구토 등 소화기 증상도 동반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고열이나 몸살로 병원에 갔다가 진단받기도 한다.

역류 정도가 약한 방광요관역류는 자연적으로 낫는다. 진단 당시 나이가 어릴수록, 역류량이 적을수록 쉽게 호전된다. 세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며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항생제 복용을 해도 요로 감염이 발생하거나 자연적으로 낫기 어려울 경우 수술을 한다. 수술은 팬티라인을 따라 4∼5cm 개복한 뒤 문제가 되는 요관을 방광에 연결해준다. 2시간 정도 소요되고 4, 5일간 입원한다.

수술 성공률은 약 95∼98%다. 내시경 수술은 수술시간이 15분 정도로 짧고 수술 자국이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술 성공률은 약 60∼80%로 개복 수술보다 낮다.

○ 잠복고환-방치하면 생식 기능에 이상 생겨

태아의 고환은 원래 복강 내에 있다가 점점 내려오면서 임신 후반기에는 음낭 안에 위치한다. 이 과정이 잘못돼 고환이 음낭에 위치하지 않는 경우를 잠복고환이라고 한다. 출생했을 때 정상 신생아의 3%, 미숙아의 30% 정도가 고환이 내려와 있지 않은데 보통 생후 수주 안에, 적어도 4∼6개월 안에는 내려온다.

음낭은 체온보다 약 1∼2도 낮아 고환이 정상적으로 발달하기 좋은 시원한 환경이다. 고환이 음낭에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고환의 크기가 줄어들고 생식 기능이 손상된다.

고환을 음낭까지 내려주는 수술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수술 당일 또는 다음 날 퇴원이 가능하다. 잠복고환의 수술 시기는 6개월에서 1년 사이다. 전에는 만 1, 2세까지 기다렸으나 요즘에는 조기 수술을 추천한다. 잠복고환은 조기에 교정해야만 고환암이나 불임을 예방할 수 있다.

○ 요도하열-요도 입구 위치 잘못돼 소변 보기 불편해

요도하열이란 요도 입구가 음경의 끝이 아니라 아래쪽에 위치해 소변이 흩어지는 문제를 일으킨다. 심하면 앉아서 소변을 봐야 한다. 대부분 음경이 아래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남자아이는 임신 후반기에 남성 호르몬에 영향을 받아 생식기가 완성되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음경 아래쪽 요도와 피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최근 연구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요도하열이 심할 경우 음경의 남는 피부를 이용하여 새로 요도를 만들어 주는 수술을 한다. 비뇨기과 수술에서 매우 까다로운 수술 중 하나다. 수술 합병증으로 약 10∼20%에서 요도협착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간단한 요도하열 교정 수술은 1∼2시간 걸리지만 심하면 몇 시간이 걸리거나 두 번에 나눠 수술하기도 한다. 대개 수술한 날로부터 7∼10일 입원이 필요하다.

요도하열 수술 시기는 생후 6∼18개월 사이다. 생후 6개월 이후부터 전신마취가 가능하고 18개월 이후에는 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므로 이 사이에 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재생력이 떨어져 합병증이 늘 수도 있다. (도움말=백민기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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