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각상 구조 찾으면 진짜 공룡 피부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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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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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성 교수 사천공룡서 흔적 발견
“피부화석 진위 가리는 지표로 기대”

한반도에서 발굴된 공룡피부화석에서 새로운 구조가 발견됐다.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백인성 교수(사진)는 “2005년 경남 사천시에서 발굴한 공룡피부화석 내부에서 마름모 형태의 다각상 구조를 찾았다”고 8일 밝혔다. 공룡피부화석이 발견된 적은 세계적으로도 여러 번 있었지만 내부의 다각상 구조가 상세하게 드러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는 ‘아시아 지구과학’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내부의 다각상 구조는 진짜 공룡피부화석과 가짜 피부화석을 구분하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피부화석은 땅이 메말라 갈라지거나 물결에 휩쓸리며 생긴 화석과 구분이 모호했다. 모두 땅에 남은 흔적이라 겉보기에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공룡피부화석은 생성 과정이 독특해서 진위를 밝힐 때 ‘판명이 어렵다’는 식의 불리한 판정을 받았다. 공룡피부화석 대부분은 공룡이 진흙에 누웠다가 일어났을 때 땅에 남은 눌린 자국이다. 공룡이 일어난 뒤 다른 동물이 밟고 가거나 비와 바람이 흔적을 지우기 전에 다른 흙에 묻혀야 형태가 화석으로 온전히 보존될 수 있다. 만일 피부 흔적 위에 빗방울 자국이나 바람 자국이 생기면 실제 피부화석이라도 진짜로 인정받기 어렵다.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백인성 교수가 발굴한 ‘하드로사우루스’의 피부화석. 벌집 모양의 구조 내부에 작은 마름모 형태의 무늬가 
보인다. 사진 제공 부경대 백인성 교수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백인성 교수가 발굴한 ‘하드로사우루스’의 피부화석. 벌집 모양의 구조 내부에 작은 마름모 형태의 무늬가 보인다. 사진 제공 부경대 백인성 교수
백 교수는 “이 발견으로 큰 무늬 안에 작은 무늬가 새겨진 화석은 공룡피부화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기준이 마련된 셈”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피부화석이 발굴돼 공룡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 공룡피부화석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지 않았다. 무늬를 분석해 공룡을 유추하기란 현재 수준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발견된 양이 적은 데다 피부화석이 공룡의 배인지 등인지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부가 ‘미라’로 굳어져 골격과 함께 발굴될 경우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화석은 1999년 미국 노스다코타 주에서 발견된 오리너구리공룡인 ‘하드로사우루스’가 유일하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도 하드로사우루스로 밝혀졌다. 무늬로 밝힌 것은 아니며 피부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와 주변에서 발굴한 공룡 화석을 토대로 유추한 것이다. 피부화석이 나온 지층은 약 1억 년 전 백악기의 ‘함안층’으로 알려졌다. 백 교수는 “공룡 피부에 있는 작은 다각상 구조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며 “피부화석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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