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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ay|사회

청소년 게임중독률 14%…어른 2배

입력 2010-04-15 03:00업데이트 2010-04-15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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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시간 제한 등 정부대책 실효성에 의문”
고교 2학년생인 김지호(가명·16)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게임에 빠져들었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았고 엄마 역시 생계를 꾸리느라 바빴다. 김 군은 “처음에는 한두 시간만 했지만 점차 시간이 늘어 하루 10시간씩 PC방에서 지내기도 했다”며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할까 봐 늘 초조했다”고 말했다. 학교를 빠지는 날도 늘었다. 게임을 못하면 동생들에게 욕을 하거나 때리며 분노를 터뜨렸다. 김 군은 한국청소년상담원과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레스큐(Rescue) 스쿨’에서 11박 12일 동안 합숙 치료를 받은 뒤에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최근 게임 중독에 빠진 부부가 영아를 굶겨 죽이는 등 사회적 파장이 일자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심야시간 청소년 접속 제한, 일정 시간 이상 게임하면 아이템 획득을 못하게 하는 ‘피로도 시스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게임 과(過)몰입 예방 및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여성가족부의 ‘학령별 인터넷 중독 및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자의 52%인 103만5000명이 아동·청소년이다. 중독률은 14.3%로 어른(6.3%)의 2배가 넘는다. 온라인게임 중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PC방 사용료 등 직접 비용이 4900억 원, 치료와 상담비용 56억∼111억 원, 학습기회 상실로 인한 간접비용 1조5720억 원 등 최대 2조2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특히 한부모 가정의 자녀, 중증장애를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 등 사회취약계층이 인터넷 중독에 더욱 취약했다. 한부모 가정 자녀의 중독률은 22.3%, 중증장애 청소년의 중독률은 19.1%로 청소년 평균(14.3%)보다 5∼8%포인트 높았다. 김성벽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과장은 “저소득층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 등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중독률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은 “정부가 내놓은 셧다운제는 밤 12시 이전에 접속해 밤을 새우는 경우를 막을 수 없고, 피로도 시스템도 적용 대상 게임을 15개로 한정해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며 “이 정도로는 PC방에서 사는 아이들을 집으로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셧다운제나 피로도 시스템의 요건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게임 이용대금 결제 방식을 실명인증이 필요한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로 제한하고 아이템 현금 거래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게임 이용을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청소년보호법이 2건 발의됐으나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한국처럼 청소년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중국에서는 게임 이용 이후 3시간이 지나면 점수가 인정되지 않고 5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로그아웃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태국도 청소년은 오후 10시∼오전 6시에 접속할 수 없도록 했다. 영국은 국립중독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미국은 민간 차원에서 중독 예방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과 교수는 “게임 이용 제한도 필요하지만 방임된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들지 않도록 돌봐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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