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볍게 본 생리불순, 여성건강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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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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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자궁내막암 원인되는 생리불순 초기 치료 중요... 뜸, 약침, W추나요법으로 치료

“생리 날짜가 점점 느려지더니 최근 1년 동안은 두 달에 한 번꼴로 생리 주기가 바뀌었어요. 한 달 전 결혼을 하고 걱정이 돼서 병원에 갔더니 배란장애가 생겨 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넘겨왔던 것이 너무 후회돼요.”

김선영 씨(31)는 생리불순 때문에 고민이 많다. 불규칙한 주기도 문제지만 매번 찾아오는 심한 생리통도 감당하기 힘들다. 생리불순을 겪는 20, 30대 여성이 적지 않다. 많은 여성이 생리불순을 경험하면서도 이를 심각한 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리불순을 장기간 방치하면 심각한 여성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성질환 전문 청담여성한의원의 맹유숙 원장에게 생리불순의 원인과 대처법을 들어본다.

○ 생리불순은 건강의 적신호

일반적으로 건강한 여성의 생리주기는 25∼35일. 생리불순은 크게 두 경우로 나뉜다. 20일 안팎으로 생리가 빨리 찾아오면 ‘경조증(經早症)’, 45일 이상으로 느려질 경우엔 ‘경지증(經遲症)’에 해당한다. 경지증이 심해져 3개월 이상 생리를 하지 않으면 ‘무(無)월경증’으로 분류된다. 무월경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조기폐경으로 불임이 될 수도 있다.

생리불순의 원인은 다양하다. 극도의 스트레스, 다이어트로 인한 심한 체중 변화, 불규칙적인 식습관, 구부정한 자세 등. 한방에서는 충임맥(衝任脈·자궁과 임신을 관장하는 하복부 경락)의 손상이나 기혈 부족, 어혈 정체, 습담(濕痰·수분이 정체되어 생긴 노폐물) 등을 생리불순의 원인으로 본다.

맹 원장은 “생리불순은 그 자체로도 몸에 해롭지만 불임 등 더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면서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면 특히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원인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난소에서 난포의 성장이 정상적이지 않아 배란이 드물게 일어나거나 전혀 없는 증상이다. 남성처럼 체모가 돋아나는 다모증(多毛症)을 동반한다. 이를 오랜 기간 방치하면 불임은 물론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암, 유방암, 대사증후군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주로 비만 여성에게 잘 생기지만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몸의 호르몬 균형이 깨진 마른 여성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생리불순이 지속되면 ‘무배란성 생리’가 장기간 이어질 위험도 있다. 배란 없이 출혈만 하는 증세로 불임의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생리불순은 초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 생리불순 치료…자궁 기능 회복이 우선

생리불순은 치료를 통해 쉽게 개선된다. 한방에서의 치료는 몸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해 자궁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원래 생리양이 적다면 난소의 기능을 촉진시켜 생리양을 늘린다. 심한 다이어트나 스트레스로 갑자기 생리양이 줄어든 경우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자궁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이를 위해선 뜸과 약침, 목 근육에 자극을 주는 경근저주파치료 등이 시술된다.

청담여성한의원에서는 맹 원장이 고안한 ‘W추나요법’을 병행한다. W추나요법이란 여성의 치골과 허리 같은 주요 관절의 위치를 바로잡는 물리요법.

맹 원장은 W추나요법의 원리에 대해 “자세를 교정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자궁뿐 아니라 온몸의 기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바른 생활습관이 생리불순 예방

생리불순은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맹 원장은 생리불순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조절. 비만이거나 너무 마른체형은 여성호르몬에 이상을 가져와 생리주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상 체중인 성인여성의 체지방률은 18∼28%. 일반적으로 체지방률이 17%는 돼야 생리불순에 걸리지 않는다. 비만은 물론 과도한 다이어트로 체중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도 몸에 해롭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되도록 차가운 곳에 앉지 말고, 찬 음식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차가운 물로 머리를 감거나 샤워하는 것도 피한다. 아랫배와 생식기의 원활한 기혈 순환을 도와주는 좌훈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자기 전에 복부를 마사지해 생식기 순환에 도움을 주는 것도 생리불순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자세가 비뚤어지면 신경이 눌려 호르몬 분비와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므로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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