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자기야, 커피랑 빵 ‘기프티콘’ 쐈어”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8분


《“직접 선물을 전달하기가 힘들다고요? 휴대전화로 당신의 마음을 전달하세요.”

가끔 커피전문점이나 제과점에서 지갑을 꺼내는 대신 휴대전화를 판매원에게 건네주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바코드 리더기를 갖다대면 계산은 끝. 이런 장면을 보고 의아해한다면 당신은 아직 이동통신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SK텔레콤의 ‘기프티콘’이나 KTF의 ‘기프티쇼’ 얘기다.》

상품과 교환하는 ‘문자선물’ 인기… 상품권 의류등 품목 180가지

○ 새로운 선물 방식으로 주묵

SK텔레콤은 2006년 12월 휴대전화 메시지를 실물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기프티콘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은 소액 선물을 시간 및 공간의 제약 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선물과 함께 문자메시지를 전송함으로써 경제성이나 편의성은 물론 재미요소마저 두루두루 갖출 수 있도록 꾸몄다.

기프티콘은 모바일, 온라인, 오프라인이 결합된 대표적인 컨버전스 상품으로 최근 들어 일평균 1만5000건이나 팔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에는 하루 7만 건의 주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월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인 19억 원의 거래규모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연말연시를 맞아 직접 만나지 못하는 친구나 친지들에 대한 ‘인사’로 기프티콘이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됐는지를 보여준다.

‘밸런타인데이’는 기프티콘 구매가 가장 활발한 날. SK텔레콤 관계자는 “보통 밸런타인데이 당일인 2월 14일에는 거래 건수가 평소 대비 60%가량 늘고, 전날인 13일에는 140%가량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기프티콘 누적 이용자 수는 모두 500만 명에 이른다. 2007년 50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28억 원으로 156% 성장했고, 올해는 170억 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기프티콘을 홍보나 마케팅용으로 사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LG전자, 기아자동차, CJ홈쇼핑, 우리은행, 다음, 오일뱅크 등이 해당 기업들이다. 이처럼 SK텔레콤의 기프티콘이 인기를 구가하자 KTF도 지난해 4월 ‘기프티쇼’ 서비스를 론칭했고, LG텔레콤 역시 올 하반기(7∼12월) 중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 품목 다양해지고 가맹점도 늘고

SK텔레콤의 기프티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제휴 가맹점은 현재 30여 개 회사, 1만5000개 매장에 이른다.

편의점이 8700여 개로 가장 많고, 빵집 및 제과점 2700여 개, 패스트푸드 및 도너츠 가게 1400여 개, 커피 및 음료 매장 430여 개 등이다. 이처럼 가맹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기프티콘을 통해 신규 판매채널을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환을 위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추가구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사용자 연령층도 점차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연령별 사용자는 20대가 58%, 30대가 25%로 20, 30대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초기와 비교하면 40, 50대 고객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 이에 따라 당초 먹을거리에만 국한돼 있던 품목도 전시회, 상품권, 의류, 레저, 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갓 지난 KTF의 기프티쇼도 벌써 품목이 180종에 이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기프티콘과 기프티쇼 모두 5000∼6000원 짜리 소액 먹을거리가 거래건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품목이 다양화할수록 비교적 고가(高價) 제품 판매가 늘어나 매출액 신장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이동통신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 인기비결은 단연 편리성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물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편리하기 때문. 선물하는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도 언제 어디서나 수령이 가능하다. 특히 가맹점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곳이라 학교나 집, 직장 근처에서 쉽게 실물로 교환할 수 있다.

배송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

SK텔레콤과 KTF는 올해 호텔 숙박권 등 제휴대상을 확대함으로써 판매상품을 더욱 다양화할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의 기프티콘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SK마케팅앤컴패니는 OK캐쉬백 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또한 다국적 회사와의 제휴를 통한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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