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자들 ‘독성시험’ 美자격증 줄줄이 획득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신약 동물실험때 꼭 필요한 ‘독성시험’

국내 독성시험 전문가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전문성을 인정받아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최근 “독성시험을 수행, 감독, 관리하는 전문연구원들이 미국과 일본 등에서 국제자격증을 취득했다”며 “국내 독성시험 기술이 국제 수준으로 향상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독성시험은 새로 개발된 약이나 화학물질 등이 인체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동물실험을 통해 조사하는 기술. 신약을 내놓으려면 반드시 독성시험을 거쳐야 한다.

안전성평가연구소 사업개발부 박미선 박사와 안전성시험부 정은주 박사는 지난해 11월 ‘미국독성전문가자격(DABT)’ 시험에 합격했다.

미국독성학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시험은 독성시험의 설계 분석을 비롯해 독성학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1979년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2000여 명이 DABT를 땄으며, 이 가운데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은 약 6%에 불과하다.

이 연구소의 신뢰성보증팀 신천철 박사도 최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 ‘등록신뢰성보증전문가(RQAP)’ 자격증을 취득했다. RQAP는 독성시험 전 과정이 해당 국가의 관련 규정(GLP)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지를 관리, 감독하는 전문가다.

독성시험에 필요한 실험동물을 관리하는 데도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안전성시험부 임선택 기술원은 지난해 ‘미국실험동물기술사(AALAS)’ 자격시험을 통과했다. 실험동물을 다루는 방법부터 약물투여 기술, 증상관찰 방법, 수술법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한 시험이다.

이 자격증을 받으면 이들이 하는 독성시험의 결과를 국제 과학계에서 공식 인정받을 수 있다. 외국 취업도 물론 가능하다. 그 대신 응시 조건이 까다롭다. 학위는 물론이고 실무 경력이 최소 2, 3년은 있어야 한다.

정 박사는 “처음 DABT를 딸 때는 의대나 약대 졸업생이 보는 국가고시 수준 이상의 시험을 이틀 동안 치러야 하며, 5년마다 보는 재인증시험을 2회 통과해야 영구적인 DABT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명상 안전성평가연구소장은 “자격증 취득자가 늘수록 외국 연구기관이나 제약사의 독성시험 의뢰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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