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빛낸 ‘한국과학의 힘’

  • 입력 2008년 1월 2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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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과학자 3명이 주도한 연구가 국제 학술지에 잇달아 소개돼 화제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시스템생물학연구센터 이인석(41) 박사는 27일 “다세포 생물인 선충의 유전자와 질병의 관계를 밝힌 유전자 네트워크 모델을 만들어 유전학 분야의 권위지 ‘네이처 지네틱스’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생물체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질병에 걸린다. 이 박사가 제시한 모델은 인간 질병 연구에 자주 활용되는 선충 유전자와 질병 간 관계를 분석한 일종의 지도다. 이를 이용하면 유전자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그는 이 모델을 이용해 선충 유전자에서 암을 억제하는 유전자 16개를 새로 발견했다.

이 박사는 “다세포 생물인 선충의 질병 유전자는 30∼50%가 사람의 것과 유사하다”며 “이 모델을 발전시키면 질병을 억제하는 유전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물학계 권위지 ‘몰리큘러 셀’ 최신호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무어스암센터 임쌍택(40) 박사의 연구를 소개했다.

임 박사는 암이 전이되는 것을 돕는 ‘FAK’ 단백질이 암 억제 유전자인 ‘p53’에 결합해 정상세포가 죽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 냈다.

그는 “FAK는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과정에서 대량으로 발현된다”며 “암세포가 종양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미국 코넬대 연료전지연구소 이진우(34) 박사는 최근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메조포러스 금속산화물’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네이처 머티리얼스’ 2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메조포러스란 크기가 2∼5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작은 공기구멍들이 있는 물질로, 이를 이용하면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나 연료전지 전극을 만들 수 있다.

그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학위를 받은 토종 국내 박사로 현재 코넬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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