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노트북 ‘공포의 다이어트’

  • 입력 200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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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값싼 중국산 노트북 컴퓨터가 국내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작된 ‘저가(低價) 노트북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산 노트북 유입 등의 영향으로 가전업계에서는 지난해 15% 수준이던 저가 노트북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올해 들어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서너 종류에 불과하던 50만∼60만 원대 중국산 저가 노트북은 올해 들어 10종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여기에다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도시바, HP, 레노버 등 유명 업체도 일부 제품을 60만∼70만 원대에 내놓으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용산직영점 월 600대 판매

저가 노트북의 인기는 주요 유통망인 전자상가와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량 증가에서 나타난다. 옥션에서는 이달 현재 50만∼60만 원의 저가 제품이 전체 매출의 30%(하루 평균 300대)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해의 약 두 배 규모.

중국 하이얼의 용산 직영매장도 월평균 500∼600대의 저가 노트북을 판매한다. 전자상가의 한 상인은 “물건이 달린다는 소문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옥션의 정재명 부장은 “중국 업체들이 최근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한 것이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신학기가 다가오면서 초중학생 자녀에게 노트북을 선물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 가정용 ‘세컨드 PC’로 인기

저가 노트북이 인기를 끄는 것은 부모와 아이가 컴퓨터 한 대를 놓고 옥신각신하느니 한 대를 더 장만하려는 최근의 수요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트북은 데스크톱 컴퓨터보다 공간을 덜 차지하고 이동도 편리해 ‘세컨드 PC’로 안성맞춤이다.

테크노마트에서 컴퓨터를 판매하는 조영환 씨는 “일부 저가 노트북은 데스크톱 본체와 모니터 가격을 합친 것보다 싸다”며 “데스크톱을 사러 왔다 노트북으로 마음을 바꾸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이 아니면 저가 노트북도 꽤 쓸 만하다고 설명한다. 외국계 노트북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서핑, 동영상 재생 등의 기본적인 기능만 쓴다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품 자체의 사양이 다소 낮다 보니 지난달 시판된 새 운영체제(OS) ‘윈도 비스타’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윈도 비스타는 1기가바이트(GB) 이상의 메모리가 필요하지만, 저가형 노트북은 대부분 512메가바이트(MB)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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