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미리 안다…뇌혈관 영상 분석,예방 길 열려

  • 입력 2006년 2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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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의 컴퓨터단층혈관촬영술(CTA) 사진. 부풀어 오른 부위(화살표) 주변이 뇌동맥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사진 제공 영동세브란스병원
뇌혈관의 컴퓨터단층혈관촬영술(CTA) 사진. 부풀어 오른 부위(화살표) 주변이 뇌동맥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사진 제공 영동세브란스병원
‘머리 속의 시한폭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인구 10만 명당 2000∼5000명꼴로 발생하는 뇌동맥류는 일단 터지면 3분의 1이 병원 도착 전에 숨지는 무서운 병이다. 치료 후에도 대부분 후유증에 시달린다.

최근 영동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연구팀이 자기공명혈관촬영술(MRA)과 컴퓨터단층혈관촬영술(CTA)을 이용해 뇌동맥류가 생기는 부위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을 대한뇌혈관외과학회에서 발표해 화제다.

지금까지의 진단법은 이미 생긴 뇌동맥류를 조기에 찾는 것으로, 뇌동맥류가 생기기 전 발생 가능 장소를 찾는 진단법은 없었다.

MRA는 심장이 수축되면서 뇌 속에 혈류량이 증가할 때 찍을 수 있기 때문에 팽창된 혈관을 볼 수 있다. 반면 CTA는 심장이 이완되면서 혈관이 수축된 뇌혈관 영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는 “MRA와 CTA를 이용해 비교해 보면 뇌혈관이 갈라지는 부위에서 미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정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험한 결과 그 부위의 혈관 벽이 시간이 갈수록 약해져 결국 뇌동맥류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뇌동맥류는 일단 생기면 수술적인 치료 외엔 그 위험성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뇌동맥류 위험군은 한 번쯤 정기검진 시 MRA 촬영을 통해 뇌동맥 부위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동맥류 위험군은 60세 이상 노년층이거나 뇌출혈 환자를 둔 가족, 자신이 고혈압이 있거나 고지혈증 당뇨병 동맥경화 등 만성질환자인 경우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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