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음료 ‘당분 범벅’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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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음료의 평균 당류(설탕, 과당, 포도당) 함량이 콜라나 사이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당류가 포함된 일부 발효유는 단순히 ‘설탕’을 넣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설탕’이나 ‘설탕 무첨가’ 등의 표시를 해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어린이 음료 11종과 발효유 9종을 대상으로 당류 등 영양성분 함유량과 식품표시관련 허위 과장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소보원에 따르면 어린이 음료 11개의 100mL당 평균 당류 함량은 12.9g으로 콜라(12.6g)나 사이다(10.3g)보다 많았다.

음료에 들어 있는 평균 당류 함량
(단위: g)
구분100mL 기준1병 기준
어린이 음료12.913.4∼40.8
콜라12.631.5
사이다10.325.8
착향탄산음료13.032.5
1병 용량은 어린이음료가 120∼300mL, 나머지는 250mL. 자료: 한국소비자보호원

1병(캔)에 들어 있는 당류 함량은 ‘쿠우 포도’(300mL·한국코카콜라보틀링)가 40.8g으로 가장 많았고, ‘히야 오렌지’(300mL·롯데칠성음료)가 37.2g, ‘뿌요소다 블루베리맛’(245mL·한국야쿠르트)이 27.9g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1일 섭취 열량의 10% 미만으로 당류를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소보원이 WHO 권고와 한국인의 1일 영양권장량을 토대로 산출한 어린이의 하루 최대 당류 섭취량은 4∼6세 40g, 7∼9세 45g, 10∼12세는 성별에 따라 여자 50g, 남자 55g 등이다.

발효유의 평균 당류 함량은 9.7g으로 어린이 음료보다 낮았지만 9개 제품 중 3개 제품이 ‘무설탕’이나 ‘설탕 무첨가’ 등의 표시를 했다.

서울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 교수는 “음료에 들어 있는 포도당이나 액상과당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은 설탕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무설탕’ 표시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 음료와 발효유의 평균 수소이온농도지수(pH)가 각각 3.4와 3.8로 나타나 음료를 자주 마시거나 입안에 오래 담고 있으면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 소비자안전센터 이송은 차장은 “아이들에게 단 음료를 줄 때는 컵에 조금만 따라서 주거나 작은 용량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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