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가까운 곳 ‘감마선 폭발’ 염려없다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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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폭발 현상이 ‘감마선 폭발’이다. 별이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블랙홀로 변할 때나 블랙홀끼리 충돌할 때 등의 상황에서 대량의 감마선을 내뿜으며 일어나는 폭발이다. 감마선은 전자기파 가운데 가장 강력한 종류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전형적인 감마선 폭발에서는 태양이 일생(100억 년) 동안 내놓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온다.

폭발에서 나온 감마선은 지구에 직접 들어오면 오존층을 파괴하고 고등 생물을 멸종시킬 정도라고 예측된다. 이 가능성은 수백만 년에 한 번 정도인데 공룡 멸망의 한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언젠가 지구에 대량의 감마선이 들이닥쳐 대량 멸종이 일어날 것인가. 최근 한국인 천문학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는 지나친 걱정에 불과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천문학연구소 윤성철(35) 박사는 “지구가 감마선 폭발로부터 안전하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에 표지논문으로 다음 주에 게재될 예정이다.

보통 감마선 폭발이 발견된 곳에서는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무거운 원소의 비율(중원소 비율)이 0.2% 이하로 비교적 낮게 관측돼 왔다.

윤 박사는 “중심에 헬륨만 있는 별이 나중에 블랙홀이 되는 과정에서 감마선 폭발이 일어난다”며 “중원소 비율이 낮은 상태에서 이 별이 생성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처음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마선 폭발은 지구에서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기 힘들어 지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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