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따라잡기]바이오칩

  • 입력 2002년 10월 20일 17시 29분


암을 진단하는 DNA칩 - 동아일보 자료사진
암을 진단하는 DNA칩 - 동아일보 자료사진
신문 방송에 많이 등장하는 바이오 제품이 ‘바이오칩’이다. 바이오칩은 DNA, 단백질 등 생물의 몸 안에 있는 다양한 성분을 이용해 칩을 만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칩’이라는 말 때문에 바이오칩을 반도체와 헷갈려 한다. 바이오칩은 반도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반도체칩이 실리콘 기판 위에 미세한 전자회로를 집적한 것처럼 바이오칩은 유리나 플라스틱 기판에 수많은 바이오 물질을 집적시켰을 뿐이다.

☞ '첨단기술 따라잡기' 연재기사 보기

가장 먼저 나온 DNA칩은 유리판 위에 DNA를 바둑판처럼 조밀하게 붙인 것이다. 어떻게 붙일까. DNA는 음(-)전기를 띠는데 양(+)전기를 띠는 물질을 유리판 위에 붙이면 서로 달라붙는다. DNA와 유리판을 화학적으로 결합하기도 한다.

DNA를 붙이는 작업은 기계가 한다. 잉크젯프린터처럼 미세한 양의 DNA를 기판에 뿌리기도 하고, 아주 작은 바늘로 DNA를 찍어 유리판 위에 붙일 때도 있다.

우리 몸의 DNA는 두 가닥이 서로 마주보며 결합돼 있다. DNA칩에는 이중 한쪽 가닥의 DNA만 붙어 있다. DNA칩은 현재 1㎠의 기판 위에 1만개 이상의 DNA를 붙일 수 있다.

암을 진단하는 DNA칩이라고 하자. 이 DNA칩에는 암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의 DNA가 한쪽 가닥씩 붙어 있다.

암이 있는지 검사하려면 사람 피에서 DNA를 뽑아낸 뒤 이를 한 가닥씩 푼다. 이 DNA들을 DNA칩에 부으면 서로 맞는 DNA짝끼리 결합한다. DNA의 이중가닥이 서로 결합하면 형광빛이 나는데 이것을 보고 암 유전자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요즘에는 단백질칩이 각광받고 있다. DNA칩보다 더 확실하게 병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칩을 이용하면 미세한 암 단백질도 찾을 수 있어 아주 작은 암도 미리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하는 단백질은 어떻게 찾을까. 그 단백질에만 달라붙는 항체를 이용한다. 이 항체는 동물의 몸에서 만든다. 단백질칩에는 원하는 단백질에 달라붙는 항체가 붙어 있고, 딱 맞는 단백질이 달라붙으면 형광빛이 난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