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짝짓기 사이트', 결혼 확률 '0'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38분


‘온라인 구혼은 하늘의 별 따기?’

매일 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배우자를 찾기 위해 중매사이트에 접속한다. 하지만 결혼에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근거로 보도한 것은 중매사이트인 매치닷컴(Match.com)과 유데이트닷컴(uDate.com)의 통계. 회원수 5백만명을 자랑하는 매치닷컴에서 지난 6년간 결혼에 이른 사람은 고작 1100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270명 당 한 사람 꼴로 결혼성사율은 0.045%에 불과하다. 유데이트닷컴도 사정은 비슷해 120만명의 회원 가운데 75쌍만이 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성사율이 낮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E메일을 주고받는 ‘사이버 연애’의 한계를 지적한다. 특히 E메일만 보아서는 상대가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

뉴욕 렌셀레어 폴리테크닉 연구소에서 사회심리와 정보기술의 관계를 연구하는 조지프 월터 교수는 “온라인 미팅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장점을 과장하는 말로 대화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또 월터 교수는 “최근 연구소에서 실시한 실험결과를 보면 사이버구혼자들은 자신의 단점을 숨기는 대신 장점을 확대 재생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자 위주의 E메일 연애는 연애과정에서 언어 이외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리노이주 먼머스 칼리지의 존 E 그레어 박사는 “말과 글보다는 눈동작과 미소, 몸짓 등 비(非)언어가 연인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남편과 이혼후 중매사이트를 이용해본 리타 케인(47)은 비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메일을 통해 알게된 남자를 실제로 만나보면 실망할 때가 많았다는 것. 케인씨는 “실생활에서는 침묵 자체도 큰 의미를 가지지만 E메일은 이런 미묘한 감정조차도 무력화시킨다”고 털어 놓았다.

사이버구혼자의 ‘냉혹한 판단’도 결혼성사율이 낮은 이유중 하나라고 심리학자들은 지적한다. 마치 ‘사탕 가게에 있는 아이(kid―in―a―candy―store effect)’처럼 더 나은 상대를 찾아 옮겨다닌다는 것. 사이버구혼자들은 조그만 결점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더 나은 상대를 찾아나선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심리학과 스탠리 월 박사는 “중매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평생의 배필’을 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룻밤을 즐길’ 상대를 찾는지 분간하는 것 자체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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