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文化 인터넷확산 공신

  • 입력 2000년 7월 11일 19시 08분


94년 말 13만8000명, 96년 말 73만1000명, 98년 말 310만3000명…2000년 5월 현재 1534만명.

국내 인터넷 이용인구는 그야말로 비약적으로 증가해 왔다. 전 세계에서 증가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말을 들을 정도. 특히 98년 말 이후에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는 11일 세계가 놀라는 국내 인터넷인구 증가 요인을 사회 문화 정책 비즈니스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했다.

▽사회 문화적 측면〓21세기 디지털혁명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흐름에서 낙오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한국인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빨리빨리 문화’가 시간을 다투는 인터넷에선 오히려 붐을 조성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 또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교육열과 체면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는 인터넷을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소양으로 인식시켰다.

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유리한 아파트 인구가 전 국민의 40%를 차지하고 2만개에 육박하는 인터넷PC방 역시 청소년층을 인터넷과 가깝게 만들었다.

▽정책적 측면〓우리나라 인터넷붐은 △국가기간전산망 사업(1987∼1992년)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1995∼2010년) △사이버코리아21(1998∼2002년) 등 정보통신정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업고교를 정보통신고로 개편하는 등 초중고교 및 대학의 교육과정에 정보통신 관련 내용을 포함시켰으며 주부 농어민 군인 등 정보화 소외계층을 위한 인터넷 보급정책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주부 인터넷교육은 희망자가 몰려 당초 목표 10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재조정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가장 주된 인터넷 접속장치인 PC의 가격을 떨어뜨린 인터넷PC 보급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비즈니스적 측면〓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인터넷산업이 기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식되면서 벤처창업 열기가 불붙었으며 사이버 증권거래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인은 새로운 기술도입 의지가 강하고 PC 및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 다른 아시아국가보다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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