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담배는 이렇게 끊자』…금연클리닉 도움말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羅成燁기자」 많은 흡연자가 「새해에는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먹지만 금연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를 피우는 성인 남자 70%중 절반이 넘는 53.5%가 금연을 시도한 경험이 있으나 이 중 18%만이 성공했다. 효과적인 금연법이 없을까. 서울중앙병원 금연클리닉 고윤석박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금연의 첫걸음은 흡연이 몸에 나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직접 몸으로 느끼기 전에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담배의 해악은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폐암의 경우 보통 흡연을 시작한 지 30년 정도가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등 대부분 흡연관련 질병은 10∼30년 후에 찾아온다. 반면 흡연의 쾌락은 4∼7초만에 느껴진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좋아지고 마음이 안정된다. 어느새 졸음도 달아난다. 니코틴이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약리작용 때문이다. 이에 익숙해진 사람은 자신이 마약중독보다 나을게 없는 「니코틴 중독」이라는 사실을 잊는다. 고박사가 권하는 금연의 길을 소개한다. ▼저(低)니코틴 담배로 바꿀 것〓우선 지금 피우는 담배보다 니코틴 함량이 적은 담배로 바꾼다. 그러나 바꾼 후에도 반드시 똑같은 방법으로 같은 양을 피워야 한다. ▼「홀로끊기」 극복하기〓자신이 생기면 금연 시작 날짜를 정하고 가족과 주위사람들에게 「공표」해 자신에게 부담을 줘라. ▼주위의 도움〓금단현상은 1주일이면 사라진다. 그 후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은 평생 가는 담배에 대한 「추억」때문. 자동차 음식점 화장실 등에서 담배생각을 의식적으로 떨쳐버린다. 흡연자는 금연하는 주위사람에게 담배를 권하지 말아야 한다. 남의 목숨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정부의 노력〓정부는 담배를 파는 동시에 담배로 인한 의료비 낭비를 줄여야 하는 이중적 입장이다. 고박사는 『미국의 경우 담배로 인한 수입은 13조7천억달러인데 반해 흡연관련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 등 경제손실은 53조7천억달러에 달했다』며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인 만큼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맘껏 피우고 일찍 죽겠다」는 「막가파」는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니코틴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최근 외신보도가 골초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지만 치매만 안 걸리면 온갖 질병의 위험 속에 여생을 보내도 좋다는 「지존파」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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