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리포트]재즈가 흐르는 할렘의 밤은 뜨겁다

입력 2008-11-28 02:59수정 2009-09-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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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암스트롱, 빌리 홀리데이, 세라 본, 레이 찰스, 마일스 데이비스, 킹 올리버….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른 지역 출신이지만 뉴욕에 와 절정을 맞은 재즈 뮤지션들이란 점이다.

뉴올리언스 출신인 루이 암스트롱은 뉴욕에서 ‘재즈의 황제’로 등극했고,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 역시 일리노이 주에서 뉴욕으로 옮겨와 이름을 떨쳤다.

‘재즈의 고향’으로 불리는 뉴올리언스의 초창기 흑인들은 주로 홍등가 등에서 연주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홍등가가 폐쇄되자 대도시로 옮겨간다. 이것이 뉴욕 재즈의 시작이다.

뉴욕에선 공연장, 재즈클럽이 아니어도 공공기관, 미술관 등 어디서나 쉽게 재즈를 접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나 지하철에서 무료로 연주하는 악사들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뉴욕 재즈의 근원지라 할 수 있는 곳은 역시 맨해튼 북쪽 할렘이다. 대표적인 곳은 ‘코튼 클럽’과 ‘아폴로 극장’.

특히 오픈 당시 흑인 연예인이 설 수 있던 유일한 무대였던 아폴로 극장은 후에 재즈 외에도 대중적인 흑인음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이곳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반에 열리는 ‘아마추어 나이트’ 행사로 유명한데 올해로 벌써 74년째를 맞았다.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빌리 홀리데이 등 초대형 스타들이 모두 이 무대를 거쳐갔다.

할렘의 재즈클럽들은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맨해튼 다운타운의 고급 재즈클럽들과는 달리 여전히 입장료가 싸고 서민적이다. 인심도 후해서 안주를 공짜로 주는가 하면 뮤지션들이 연주를 하면서 음식을 먹고 담배를 피울 만큼 친근한 분위기의 클럽도 있다.

현재 뉴욕 흑인의 10% 이상이 살고 있는 할렘은 1930년대 이후 미국 남부에서 이주한 흑인들이 정착한 곳이다. 그들 대부분이 빈민층이다보니 범죄가 많았고, 할렘은 ‘위험 지역’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이 때문에 뉴욕 관광객들은 할렘 일대로는 잘 가지 않지만 그곳에는 재즈클럽 말고도 명소가 많다. 마천루가 보이는 언덕 위의 옥상 레스토랑, 중세 유럽의 성(城)을 그대로 옮겨와 지은 클로이스터스 중세미술 분관, 수려한 경치의 포트 트라이언 파크 등….

최근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맨해튼에 남은 유일한 땅인 할렘으로 속속 모여들고 있다. ‘돈을 벌고 싶으면 할렘에 투자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어느덧 과거의 오명에서 벗어나고 있는 할렘. 뉴욕에 오게 된다면 재즈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을 한 번쯤 찾아볼 만하다.

박영하·최지원 부부 younghany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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