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문라이트 마일' 만약 사랑한 사람 잃는다면…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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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마노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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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며칠 앞두고 우연한 총격으로 사망한 딸 다이애나를 잊지 못하는 벤(더스틴 호프만)과 조조 (수잔 서랜던) 부부. 이들은 딸을 잃은 슬픔을 대신해 예비사위였던 조 (제이크 길렌할)를 곁에 두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들의 딸과 조는 이미 헤어진 사이.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기도 전에 죽어버린 다이애나를 대신해 조는 약혼녀의 부모와 함께 지내게 된다.

조는 우연히 우체국에서 일하는 버티 (앨런 폼페오)를 만나게 되고, 베트남 전쟁에서 행방불명된 애인을 잊지 못하는 버티에게 연민을 느끼며 사랑에 빠진다.

‘문라이트 마일 (Moonlight Mile)’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어떻게 상실을 치유해 가는 가를 그린 영화.

감독 브랜드 실버링은 약혼녀가 피살된 뒤 약혼녀의 부모와 가깝게 지냈던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예기치 못한 상실을 맞닥뜨린 이들은 “누가 위로해도, 위로하지 않아도 화가 난다”는 조조의 말처럼,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모순된 감정으로 괴로워한다.

독설로 방어벽을 치는 조조, 조를 아들삼아 새출발을 하려는 벤, 진실을 밝혀야 하는지 갈등하는 조, 새로운 사랑에 마음이 움직이면서도 실종된 애인의 흔적에 자신을 묶어두는 버티 등 모두 다른 방식으로 상실에 대처하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골고루 충실하게 묘사됐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

반면 예상을 비껴가지 않는 진행과 결말이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을 듯. 더스틴 호프만, 수잔 서랜던 등 대배우들 뿐 아니라 신인인 앨런 폼페오까지 배우들의 과장되지 않은 연기가 좋다.

롤링 스톤즈 앨범 제목에서 따온 제목의 뜻은 ‘달빛만큼이나 먼 거리’. 15세이상 관람가. 21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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