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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리포트]복지부 10월시행 추진 '참조가격제' 효과 있을까

입력 2001-08-21 18:36업데이트 2009-09-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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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키로 한 ‘참조가격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참조가격제는 당초 이달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준비부족 등으로 인해 10월경으로 연기된 상태. 복지부는 고가약의 무분별 처방을 막아 건강보험 재정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어떤 형태든 도입하겠다는 생각인 반면 의료계와 일부 시민단체 등은 국민 부담은 늘고 의료서비스의 질은 떨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임에도 국민은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어 제도가 시행될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


▽참조가격제란〓같은 효능을 지닌 의약품을 분류해 ‘기준가격’을 정하고 이 가격의 2배 한도 내에서 참조가격을 설정한 뒤 참조가격 범위 내에서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하고 차액은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제도다.

예컨대 위궤양 치료제의 기준가격이 500원이라면 참조가격(기준가격의 2배일 경우)은 1000원이 된다. 환자가 700원인 치료제 A를 사면 건강보험에서 약값을 전액 부담하지만 같은 효능인 치료제 B(가격 1200원)를 살 경우 환자가 참조가격을 제외한 200원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가의 오리지널약이나 신약을 사용하려면 환자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약제비 절감이냐, 총의료비 증가냐〓복지부는 올 6월 보험재정 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제도를 도입하면 연간 약제비 1661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약 처방이 줄고 오리지널약의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의약품 선택시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의사협회측도 “효능군 분류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며 값싸고 효능이 떨어지는 약을 선택하도록 유도해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치료기간을 연장시켜 결과적으로 국민 총의료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리지널약을 많이 공급하는 외국계 제약회사들은 “매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효능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신약 처방을 억제하는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고민하는 복지부〓복지부는 반대 여론이 거세자 한발 물러서 ‘제한적’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11개 효능군으로 정할 방침이었으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치료제와 정신질환 치료제 등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위궤양치료제와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등은 예정대로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가격을 같은 효능군 의약품의 평균가격으로 할지 아니면 평균가격의 75% 수준으로 할지, 참조가격을 기준가격의 2배로 할지 아니면 환자 부담이 늘더라도 그 이하로 할지 등에 대해서는 방침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외국계 제약회사들은 “참조가격제를 실시하더라도 신약을 제외하고 동일 효능군이 아닌 성분군으로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신약을 제외하거나 동일 성분군에만 적용하면 약제비 절감 효과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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