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본관요? 이젠 대답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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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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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출신 해외동포 자녀 33명 방한… 전통문화 체험

“전통문화 알면 알수록 한국인이 자랑스러워“

한국인성교육연수원이 실시하는 ‘해외동포 전통문화 체험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포 자녀들이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을 방문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인성교육연수원
한국인성교육연수원이 실시하는 ‘해외동포 전통문화 체험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포 자녀들이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을 방문해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인성교육연수원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인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누군가 내게 본관(本貫)을 물었을 때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와 한국 문화의 진면목을 조금씩 체험하고 있어요.” 한국국학진흥원 부설 한국인성교육연수원(경북 안동시 도산면)이 실시 중인 ‘해외동포 전통문화 체험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은혜 양(17·미국 뉴욕 시)은 9일 이렇게 밝혔다. 김 양은 “한국 문화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중 아버지의 권유로 참여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열심히 노력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느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에 사는 경북지역 출신 인사의 자녀를 초청해 1일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에는 미국과 스웨덴 이집트 우크라이나 등 4개국 33명이 참여하고 있다. 왕복 항공료 중 70%만 본인이 부담하고 숙식 등 나머지 경비는 경북도의 지원을 받았다. 경북도가 해외 주재관과 현지 한인회 등을 통해 신청 받아 한국어가 어느 정도 가능한 중고교 학생들을 주로 선발했다. 이번에는 참여 인원의 갑절 이상이 신청해 선발에 다소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이주홍 군(16)은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방한해 친척들을 만나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이 군은 “우크라이나에서도 한국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등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은 있었다”며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통마을 등을 보면서 한국 역사가 참 오래되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참여 학생들은 11일까지 △안동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 △경주 등지의 불교문화 △고령의 대가야문화를 현장 방문과 강의 등을 통해 체험하고 배운다. 또 포항제철소와 구미의 전자산업단지 등을 견학하고 새마을정신도 배울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교포 자녀들에게 한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일본 등 2개국 20명이 참여했다. 교민들의 호응도가 예상보다 높아 올해 대상 국가와 교육생을 확대했다. 상당수 교민이 지난해 자녀가 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온 후 한국어를 더 배우려고 적극 노력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물어보는 등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한국인성교육연수원은 올해가 6·25전쟁 발발 60주년인 것을 고려해 다부동전적기념관(경북 칠곡군)과 임진각 등지를 방문해 호국영령의 희생정신과 나라사랑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 내년에는 참여자 수와 대상 국가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인성교육연수원 관계자는 “내년에는 일제강점기 강제 이주된 한인들이 많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사는 학생들도 초청할 것”이라며 “참여하는 교포 자녀들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프로그램 내용을 더욱 충실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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