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그로스 “美국채 투매는 나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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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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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큰손들, 투자자에 ‘반성문’ 잇따라

빌 그로스 회장은 “미국 국채 대량 매각은 본인의 투자 실수”라며 투자자들에게 ‘반성문’을 보냈다. 동아일보DB
빌 그로스 회장은 “미국 국채 대량 매각은 본인의 투자 실수”라며 투자자들에게 ‘반성문’을 보냈다. 동아일보DB
헤지펀드계의 대부 존 폴슨에 이어 채권왕 빌 그로스까지, ‘절대 수익’을 자랑하던 큰손들이 글로벌 폭락장의 직격탄을 맞아 형편없는 수익률로 체면을 구기고 투자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의 빌 그로스 회장은 미국 국채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각했던 자신의 투자전략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투자자들에게 ‘반성문’을 보냈다. 16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로스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내 탓이오(Mea Culpa)’란 제목의 편지를 보내 “너무나도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며 “나의 판단 실수로 핌코는 올해 부진한 운용성적을 냈다”고 시인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상당 기간 침체에 빠짐에 따라 채권 가격이 낮아질 것이란 나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했다.

실제로 그로스 회장의 어긋난 투자전략으로 핌코의 수익률은 맥을 못 추고 있다. 대표 펀드인 ‘토털 리턴 펀드’의 수익률은 1.06%에 그쳤다. 이는 최근 5년간의 평균 수익률인 7.8%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핌코는 뒤늦게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핌코의 9월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 규모는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한 달 전보다 약 14%포인트 늘어난 것. 그로스 회장에 앞서 7월 헤지펀드계의 대부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도 부진한 투자실적에 대해 “너무 공격적이었다”며 투자자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당시 폴슨 회장은 헤지펀드 고객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실패를 사과하고 부진한 수익률을 회복하기 위해 은행주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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