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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했다가 완전 망했죠….” 서울 송파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38)는 최근 원산지를 속이고 영업을 했다가 시쳇말로 쫄딱 망했다. 주중에는 100g당 6100원 정도 하는 강원 홍천산 등심을 팔았지만 주말에는 호주산 쇠고기를 100g당 1600원에 공급받아 팔았던 것.…

“과대포장은 소비자 기만행위입니다.”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8월 25일∼9월 5일 각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한 과대포장 단속에서 한 제과업체는 포장 공간 비율 위반으로 과태료 300만 원을 물었다. 단속에 걸린 업체 제품의 포장 공간 비율은 61%. 내용물이 차지하는 공간은 40…

“근로계약서 작성과 계약 준수는 정직한 고용의 첫걸음입니다.” 지난해 8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커피숍을 찾아 아르바이트생들과 맺은 근로계약서를 요구했다. 당황한 표정으로 한동안 서랍 속을 뒤지는 척하던 업주는 결국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음…

지난달 말 서울 동작구의 한 지하철역. 퇴근시간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온 승객들이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를 찍을 때마다 삑삑 소리가 연거푸 울린다. 역무원 박모 대리의 시선도 바빠진다. 그때 한 개찰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65세 이상 노인이 무임승차할 수 있는 실버카드를 사용했다는 표시다…

“김 주임 때문에 교수들 곡(哭)소리 나겠다.” 국제 학술단체에 근무하는 김모 씨(28)는 오늘도 눈 빠지게 논문을 검색한다. 이곳에는 한 달에도 수십 편의 논문 게재 의뢰가 들어온다. 김 씨의 일은 좋은 연구물을 선별해 학술지에 싣는 것. 제목과 내용만 훑어보고 넘겨도 되지만,…

“솔직히 그게 죄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구청공무원 A 씨(29)는 최근까지 일이 없어도 매주 토요일 사무실에 출근했다. A 씨가 토요일에 2∼3시간 동안 하는 일은 각종 고지서 출력. A 씨 혼자 각종 취득세 고지서 발급업무를 하기 때문에 출력해야 하는 고지서 양은 상당…

《 대기업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5년간 근무하며 두 아이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보냈던 박모 씨(45). 그는 미국 학교의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정직을 강조하는 교육’을 꼽았다. 매 학기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지하는 ‘학급 규칙(Class Rule)’은 10개 정도의 항목으…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치인의 거창한 공약과 달리 약속을 실천하며 조용히 세상을 바꾸는 작은 영웅들이 있다. 이들의 실천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돼 사회를 한층 더 밝고 따뜻하게 만든다. 약속을 소중히 여기며 실천해가는 이 시대 작은 영웅들을 만났다. “가은(가명·16)이 이모 …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약속’을 한다. 소꿉친구와 우정을 맹세하며 새끼손가락을 거는 것, 세입자가 집주인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 모두 약속을 증명하는 행위다. 그러나 ‘스스로 정한 약속’은 대개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강제성이 없고 지키기도 쉽지 않다. 취재팀은 자신과의…

한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4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21일 부인 박영옥 여사를 떠나보낸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아내와 마지막 순간 작별의 입맞춤을 나눠 잔잔한 감동을 줬다. 이혼율이 높아져 가는 현 세태를 꼬집기라도 하…

찰나였다. 지난해 2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뚫고 경기 포천의 한 도로에 헤드라이트 불빛이 번쩍였다. 둔탁한 마찰음이 울려 퍼졌다. 함께 도로를 건너려던 친구는 이내 숨졌다. 살아야 했다. 도로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뒷다리 감각이 없었다. 애꿎은 앞다리만 허공을 휘저었다. …

한때 함께 근무했던 회사 상사를 1년 만에 길에서 마주친 직장인 김모 씨(30·여). 반가운 마음에 “안녕하세요, 부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라고 인사하자마자 “너 근데 임신 안 하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씨는 “보자마자 임신 얘기부터 하는 통에 난감했다”며 “아이를 갖지 않기로…

“우리 집은 가난했어요. 아버지는 명절마다 고민이 깊었지요. 조카들에게 세뱃돈 많이 주고 싶은 마음은 컸겠지만, 안절부절못하는 아빠 얼굴을 보니 명절이 원망스럽더라고요.” 이완정 인하대 아동복지학과 교수가 떠올린 명절 기억 한 토막이다. 가난한 친척은 어디나 있다. 5000원, 1…

북적거리는 버스 내부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그는 시종일관 여유로웠다. 13일 출근 전쟁이 한창인 오전 9시경, 서울 중구 을지로를 오가는 한 시내버스 안. 승객 10여 명이 손잡이를 잡고 선 가운데 한 2인용 좌석에 20대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홀로 앉아 있었다. 숄더백과…

“앞이 안 보이는 장애인이지만 길을 나설 때마다 정말 눈앞이 캄캄해져요. 내가 걸어가는 길로 ‘약속’을 어기면서 돌진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부딪치면 지팡이를 잃어버리거나 넘어지는 일이 생길까 봐 겁이 나요. 이런 일만 없으면 지팡이나 점자 블록에 의지해서 목적지를 잘 찾아갈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