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피해·쓰나미 왜 컸나…“활단층 자극·얕은 지형 때문”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3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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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토반도 길이 100㎞ 활단층대…일부 활단층 어긋나 지진 가능성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광범하게 쓰나미 도달…수심 얕은 지형 탓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이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쓰나미(지진해일)를 일으키고, 건물 붕괴도 잇따른 것을 놓고 일본 서쪽 연안에 있는 다수의 활단층과 특징적 지형이 심대한 피해를 가져온 요인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시카와현에서 1일 발생한 규모 7.6 지진은 일본 기상청의 통계가 작성된 1885년 이후 노토 지방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노토반도에서 1일 오후 4시10분 발생한 강진에 대해 토오다 신지 도호쿠대 교수(지진학)는 “최악 시나리오의 지진이 일어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군발지진이 활단층대 자극했을 수도

노토반도 북쪽에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길이 100㎞ 남짓의 활단층대가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전문가회의가 2014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그 전역이 연동하여 어긋나 움직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이번과 같은 규모 7.6 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활단층대 외에도 반도 주변 해역에는 커다란 활단층이 이어져 있는데, 2007년에는 반도 서쪽에 있는 길이 20㎞의 활단층 일부가 어긋나면서 규모 6.9 지진이 발생했다. 활단층은 지진의 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약한 단층이다.

규모 7.6의 지진 발생 후에는, 폭 150㎞의 범위에서 지진 활동이 활발해져 앞으로 더 광범위하게 활동할 우려도 있다고 한다. 다만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는 “길이 150㎞ 정도의 단층이 어긋나게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활단층대와의 관련성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노토반도 일대에서는 2020년 12월 이후 이달 2일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700회 이상 발생했다. 지하에 존재하는 물과 같은 유체가 주변 암반을 미끄러지기 쉽게 한 것이 한 원인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군발지진(群?地震·규모가 작고 국지적으로 여러 차례 일어나는 지진)이 장기간 이어진 영향으로 지하 암반에 가해지는 힘의 균형이 변하면서 활단층대가 자극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요미우리가 분석했다.

◆쓰나미, 훗카이도에서 규슈까지…수심 얕아 더 광범위하게 도달

이번 노토반도 지진에서는 홋카이도에서 규슈까지 일본 서해 쪽에서 광범위하게 쓰나미가 도달했다. 이마무라 후미히코 도호쿠대 교수(쓰나미 공학)에 따르면, 일본 서해 쪽은 연안에서 멀리까지 수심이 비교적 얕은 편이다. 이러한 멀리까지 수심이 얕은 지형이 쓰나미가 넓은 범위에 이른 원인이라고 한다.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는 쓰나미의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연안 주변의 파도를 뒤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따라붙어 덮치듯이 증폭된다. 더욱이 연안 부근의 쓰나미는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않고 증폭을 반복하면서 시간차를 두고 해안을 따라 퍼져나갔다.

이마무라 교수는 “일본 서해 쪽은 제1파가 매우 빨리 도달하고 이후 더 높은 쓰나미가 오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토반도 주변 외에도 일본 서부 연안 근처 해역에는 쓰나미를 초래하는 대규모 지진을 일으킬 만한 단층이 존재한다. 국토교통성 전문가회의에서는 적어도 60곳의 활단층이 존재해 수m~12m의 쓰나미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층에 의한 지진 발생 확률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평가가 늦어지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이시카와현 지진파, 한신대지진에 필적할 만”

노토반도 강진의 지진파가 한신 대지진에 필적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건물 붕괴가 잇따른 것은 목조 가옥 등을 강하게 흔드는 특유의 지진파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약한 지반 뿐만 아니라 강한 흔들림이 계속된 것도 목조 가옥의 피해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진파에는 다양한 주기의 파도가 포함돼 있어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기 쉬운 것은 주기가 1초 미만의 미세한 흔들림으로 여겨진다. 반면 목조 가옥 등의 붕괴를 초래하기 쉬운 것은 주기가 1~2초의 흔들림으로,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가 공개한 관측 데이터를 해석한 결과, 이런 유형의 지진파가 국소적으로 강했다고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사카이 유키 교토대 교수(지진방재공학)는 이시카와현 아나미즈마치에서는 건물을 부수는 타입의 지진파가 관측돼 막대한 건물 피해를 낸 한신 대지진(1995년)에 필적하는 강도였다고 분석했다. 사카이 교수는 “지진 규모가 컸던 데다 연약한 지반이 강한 흔들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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