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 ‘환경의 대역습’…성장 앞세우다 하천 28% 썩어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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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고속성장 과정에서 환경보호에 눈을 감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대형 식수원(食水源) 오염사고만 4차례 이상 터졌다. 또 전국 7대 하천의 28%가량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썩은 물로 변해 버렸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20년 가까이 환경정책의 기조를 개발을 앞세운 ‘선(先) 오염 후(後) 처리’ 방식으로 유지해 온 탓이라고 분석했다.

▽수백만 식수원 오염 잇단 사고=8일 새벽 장쑤(江蘇) 성 타이저우(泰州) 시 부근의 창장(長江) 강에서 농축황산을 실은 선박이 침몰했다고 둥팡짜오(東方早)보가 9일 보도했다.

이 사고로 저장탱크 안의 황산 260t 가운데 일부가 유출돼 타이저우 시가 긴급 방제에 나섰다.

앞서 5일 허난(河南) 성 궁이(鞏義) 시에서는 강추위로 송유관이 터지면서 디젤유 6t이 황허(黃河) 강 지류로 유출돼 주민 600만 명에 대한 급수가 중단됐다.

4일 후난(湖南) 성 주저우(株州) 시에서는 하천 수로 공사장에서 다량의 카드뮴이 샹장(湘江) 강으로 흘러들어 인근 주민 670만 명의 식수원을 오염시켰다.

지난해 12월 광둥(廣東) 성에선 베이장(北江) 강이 오염돼 수만 명의 식수 공급이 일주일 이상 중단됐고 11월엔 지린(吉林) 성에서 벤젠공장의 폭발사고로 쑹화(松花) 강이 오염돼 1000만 명 이상이 식수난을 겪었다.

▽하천 수역의 28%는 물고기도 못 살아=지난해 말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이 창장 강 등 7대 하천의 412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7.9%가 물고기가 살 수 없는 5급수 이하로 나타났다.

정수를 거쳐 마실 수 있는 1∼3급수는 41.8%, 농공업용으로 쓰는 4, 5급수는 30.3%였다.

가장 오염이 심한 하천은 보하이(渤海) 만으로 흐르는 하이허(海河) 강으로 56.7%가 5급수 이하였다.

가장 긴 창장 강과 황허 강도 각각 9.6%와 29.5%는 물고기가 살 수 없을 만큼 오염이 심했다.

▽대책 및 전망=이처럼 수질 오염이 심각해진 것은 1990년대 중반까지 환경보호보다 개발을 우선시하는 정책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환경보호총국 환경규획원에 따르면 중국의 환경정책 기조는 ‘선 오염 후 처리’→‘오염과 동시에 처리’→‘최소 오염 최대 처리’→‘무오염 완전 처리’로 점차 바뀌어 왔다.

이 관계자는 “2000년부터 환경영향평가제가 도입되면서 정책기조가 개발보다 환경을 더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도 그랬듯 공업화 초기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환경오염은 피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서울대 환경대학원 양병이(楊秉彛) 교수는 “한번 오염된 환경을 복구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오염의 예방이 사후처리보다 훨씬 더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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