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겐스, 타이탄 안착]“38억년전 지구와 흡사”

  • 입력 2005년 1월 16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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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ESA)이 15일 공개한 타이탄 표면의 사진. 호이겐스가 고도 16.2km 지점에서 촬영한 이 사진에는 액체가 흐른 듯한 협곡들이 검은 지역으로 이어지는 형태가 뚜렷하다. 흰 지역과 검은 지역의 경계는 마치 해안선처럼 보인다. AP 연합
유럽우주국(ESA)이 15일 공개한 타이탄 표면의 사진. 호이겐스가 고도 16.2km 지점에서 촬영한 이 사진에는 액체가 흐른 듯한 협곡들이 검은 지역으로 이어지는 형태가 뚜렷하다. 흰 지역과 검은 지역의 경계는 마치 해안선처럼 보인다. AP 연합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은 ‘오렌지색 별천지’였다. 1997년 10월 지구를 떠난 탐사선 호이겐스는 7년간의 여행 끝에 타이탄에 도착해 임무를 완수한 뒤 15일 수명을 다했다. 호이겐스가 보내온 사진은 젖은 모래와 검은색 얼음바위들이 박힌 타이탄 표면의 모습을 보여줬다. 과학자들은 타이탄의 대기가 오렌지색이라고 밝히면서 호이겐스가 보내온 자료를 더 분석하면 38억 년 전 지구의 모습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은 ‘오렌지색 별천지’였다. 1997년 10월 지구를 떠난 탐사선 호이겐스는 7년간의 여행 끝에 타이탄에 도착해 임무를 완수한 뒤 15일 수명을 다했다.

호이겐스가 보내온 사진은 젖은 모래와 검은색 얼음바위들이 박힌 타이탄 표면의 모습을 보여줬다. 과학자들은 타이탄의 대기가 오렌지색이라고 밝히면서 호이겐스가 보내온 자료를 더 분석하면 38억 년 전 지구의 모습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타이탄 상공에서
호이겐스호가 타이탄 상공에서 찍은 사진. 유럽우주국(ESA)이 공개한 이 사진은 호이겐스 주변을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 8km 상공에서 촬영했다. 하얀색 부분은 지표면 근처의 안개로 추정된다. 오른쪽 검은 부분이 호이겐스가 착륙한 지점. AFP 연합

▽호이겐스, ‘부드러운 흙’에 착륙=호이겐스는 350여 장의 사진을 지구로 보냈다.

유럽우주국(ESA)이 공개한 사진에는 액체가 흐른 듯한 강바닥 같은 지형이 해안선처럼 보이는 곳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있다. 과학자들은 영하 180도의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때문에 메탄이 액체로 존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사진에는 높낮이가 있는 해안선 같은 지형이 보이고, 또 다른 사진에는 젖은 모래로 이뤄진 강바닥 같은 표면에 검은 얼음바위가 점점이 박혀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타이탄의 모습을 알아내는 데는 사진뿐 아니라 센서 장치도 한몫을 했다. 호이겐스가 타이탄 표면에 착륙할 당시의 충격을 측정한 결과, 착륙 지점은 젖은 모래나 부드러운 흙인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 흥분의 도가니
호이겐스호가 전송한 사진들이 독일 다름슈타트 주재 유럽우주국(ESA) 통제소 모니터를 통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다름슈타트=AP연합

▽타이탄은 ‘오렌지 세상’=타이탄은 메탄 성분이 많은 안개로 뒤덮인 오렌지색 세상이라고 ESA는 밝혔다. 호이겐스에 실린 분광계는 타이탄 상공 18∼20km 지점에 두꺼운 메탄 구름층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포착했다.

한 과학자는 타이탄의 표면이 ‘크렘 브륄레(달걀, 크림, 설탕을 섞어 만든 프랑스 요리)’처럼 말랑말랑할 것으로 유추했다.

하지만 호이겐스가 보내온 사진을 분석해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모든 정보를 분석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했다.

호이겐스의 모선인 카시니호는 최소 2008년 7월까지 계속 토성 궤도를 돌면서 토성과 위성들에 대한 탐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원시 지구의 비밀을 밝혀라=타이탄은 달에 이어 인류가 두 번째로 방문한 태양계 위성이다.

과학자들이 타이탄을 주목하는 이유는 태양계 위성 중 유일하게 행성과 비슷한 대기를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기 때문이다. 대기는 질소와 메탄 등으로 구성돼 38억 년 전 원시 지구의 모습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특히 타이탄의 대기에서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자연현상이 일어나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시 지구에서는 번개가 칠 때 그 에너지에 의한 화학반응으로 원시 생명체가 탄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타이탄의 대기에서 번개가 발생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호이겐스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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