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르, 나자프 평화案 수용"

  • 입력 2004년 8월 18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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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18일 평화안을 받아들이면서 2주일을 끌어온 이라크 나자프 사태의 해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드르측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사드르, “무기 버리겠다”=이라크 국민회의 대표단은 18일 “사드르가 무장해제와 이맘 알리 사원 철수를 골자로 하는 평화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사드르의 평화안 수용 발언은 “수시간 내 저항세력들이 항복하지 않으면 영원히 잊지 못할 교훈을 줄 것”이라는 하젬 알 살란 이라크 국방장관의 발언 직후에 나왔다. 살란 장관은 “이맘 알리 사원까지 공격하겠다”며 초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맘 알리 사원은 사드르와 그의 추종자들이 근거지로 삼고 미군에 저항하는 곳. 사드르와 그의 메흐디 민병대가 사원을 떠난다면 시아파 저항세력은 항전의 근거지를 잃게 된다. 이라크 남부를 지휘해 온 사드르의 세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나자프 인근 시아파 도시인 카르발라, 쿠파 등으로 옮겨 다시 항전을 계속할 수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과도정부, “나자프부터 선점해야”=이라크 과도정부는 사드르를 제압하지 않고서는 이라크 남부를 통합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5일부터 나자프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4월 한 달 동안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던 팔루자에 미 해병대 2500여명을 투입한 데 비해 나자프에는 미군 2000여명과 이라크 보안군 1800여명을 투입할 정도로 대규모 공습을 벌였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나자프 사태 중재자로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과도정부는 강경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6월 말 미국으로부터 주권을 이양받은 이후 치안상황이 더 나빠지자 과도정부가 사활을 건 ‘도박’을 한 셈이다.

▽멈추지 않는 유혈충돌=나자프의 해결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역에서 유혈 충돌이 끊이질 않았다.

17일 바그다드 시내 중심가의 그린 존 등에 대한 박격포 공격으로 이라크인 7명이 숨지고 49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서부도시 알 안바르에선 미 해병대원 1명이 공격을 받아 숨지고 장갑차 3대가 파괴됐다. 또 미 공군 소속 프레데터 무인정찰기 1대가 이날 바그다드 북쪽의 발라드 인근에서 추락했다.

바스라와 나시리야에선 메흐디 민병대와 연합군의 충돌로 영국군 1명과 민병대원 1명이 죽고 이탈리아군 3명이 다쳤다.

북부도시 팔루자에선 15일 독일 방송 ZDF 소속 이라크인 마무드 하미드 아바스 기자가 취재 도중 사망했다고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17일 밝혔다. 한편 레바논의 위성채널 LBC는 레바논인 모하마드 라아드(27)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돼 있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17일 방영했다. 납치범들은 라아드가 일하는 회사가 72시간 내에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면 인질을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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