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치는 여자 小통령’…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 입력 2002년 12월 9일 18시 05분


첼리스트 요요마와 공연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람스를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감상적이지 않으면서도 열정적이기 때문. 그의 스타일 역시 브람스와 같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않고도 워싱턴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급기야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2월16일자·사진)의 커버스토리 주인공이 됐다. 뉴스위크는 장문의 기사를 통해 ‘콘디 라이스의 조용한 권력’을 해부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쟁내각에는 성격이 강한 인물들로 득실댄다. 회의 광경을 보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고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제기랄’을 연발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사람을 ‘못 잡아 먹어’ 안달한다. 라이스 보좌관은 ‘큰 어른들’이 싸우도록 내버려둔다. ‘창조적 혼돈’을 즐기는 편.

그는 자기 의견을 내지 않는 대신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 참석자들의 의견을 분명하게 이끌어낸다. 결론은 부시 대통령이 내린다. 이 같은 스타일은 앞장서서 세계전략을 구사하던 헨리 키신저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정반대.

또 그의 생각은 수수께끼의 대상이다. 그는 “내가 이 도시를 떠날 때 주요 현안들에 대한 나의 입장이 무엇이었는지 극소수 외에는 알 수 없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놀면서’ 학창시절을 마친 백인 부시 대통령과 흑인운동의 발상지인 앨라배마 버밍햄의 중산층 출신으로 악착스럽게 공부해서 오늘의 지위에 오른 라이스 보좌관은 찰떡 궁합.

그는 자신의 업무를 부시 대통령의 ‘전략적 본능’을 ‘지적인 틀’에 끼워 넣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그것이 그의 영향력의 비결이며 전쟁내각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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