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미-러-중 3국 정상 표정

  • 입력 2002년 1월 2일 18시 25분


부시 "빈라덴 색출-경제난 타개 박차"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올해 어떤 식으로든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작전을 매듭짓고 그동안 대 테러전쟁 때문에 소홀했던 내치(內治)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함으로써 테러 근절의 의지를 내외에 과시했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산적한 국내 현안을 더 이상 미뤄둘 수 없기 때문이다.

▽빈 라덴 체포작전〓미국은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를 붙잡고 행방이 묘연한 오사만 빈 라덴의 소재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 언론은 1일 칸다하르의 미 해병대 200명이 헬기 등의 엄호 속에 기지를 출발해 헬만드주에 있는 탈레반의 옛 기지 등을 수색하는 데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오마르가 헬만드주 바그란 산악지대에 2000명의 탈레반 병사들과 함께 있다는 첩보를 미 군사당국이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ABC방송은 빈 라덴의 측근들이 빈 라덴에 관해 통신하는 내용을 미국이 최근 이란에서 감청했으며 이에 따라 빈 라덴이 아직 살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암호명으로 빈 라덴을 지칭하면서 “그가 TV에 나와 쇠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지지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국내 현안〓올해는 상하원의 중간선거가 실시된다. 상원의원의 3분의 1이 교체되고 하원 의원 전원이 새로 선출된다. 상원은 민주당이 50대 49로 다수당이며, 하원은 공화당이 222 대 210으로 앞서고 있다.

의회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려면 상원에서 다수당 복귀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선거에서 이기려면 외치(外治)만 가지곤 안된다. 올 2분기경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를 가능한 한 빨리 살려 민심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

고향인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신년 휴가를 보내고 있는 부시 대통령도 워싱턴에 귀임하는 대로 경기부양과 감세, 고용확대 등 민생 현안에 주력할 예정이다.

공공 보건체제 개선과 이민정책도 최우선 과제다. 보건체제는 지난해 탄저균 테러 당시 초기 대응 과정에서 적잖은 허점이 드러난 바 있으며 입국심사와 캐나다 및 멕시코 국경 보안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부시 대통령은 “2002년은 위대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민주당은 벌써부터 선거를 의식한 듯 일전 불사를 외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과연 ‘테러와의 전쟁’과 ‘경제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푸틴 집권 2주년 성적표]러 경제-외교 부활…자존심 회복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사진)이 재임한 지난 2년 동안 크게 변했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사임으로 2000년 1월1일 대통령 권한대행(5월 정식 취임)이 된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과감한 개혁과 경제 회복, 적극적인 대외정책으로 ‘비틀거리는 러시아’를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올 신년사에서 “구 소련 붕괴 후의 혼돈의 시대는 지나갔으며 지난해 대외정책과 국내 정책이 모두 성공적이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여론재단(FOM)’의 여론조사에서 68%의 응답자가 “푸틴 대통령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대답할 만큼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이어 2번째인 5.5%의 높은 성장률(추정치)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4일 구 소련 붕괴 후 처음으로 흑자로 편성된 예산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냉정한 실리외교’로 구 소련 붕괴 후 약화된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장과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개정에 반대하며 미국을 견제해 왔지만 지난해 9·11 테러 때는 미국에 적극 협조함으로써 러시아의 실익을 추구했다. 정치공학센터 이고리 부딘 연구원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의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러시아의 위치를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체첸 무력 침공과 지나친 권력 집중으로 비판도 받고 있다. 지방정부와 의회, 사법부, 언론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제정 러시아의 차르(황제)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력을 구축했다는 것. 정부에 비판적인 민영 NTV방송의 경영권을 빼앗기도 했다. 정치 평론가인 레프 구드코프는 “균형과 견제의 원칙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강택민 권좌10년]中 경제규모,伊추월 세계6위 올라

국가주석에 취임한 지 10년째인 중국 최고지도자 장쩌민(江澤民·사진)에게 올해의 과제는 순조로운 권력이양과 경제성장의 가속화 두 가지다.

당 총서기이기도 한 장 주석은 7, 8월 열리는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와 가을에 열릴 16차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부주석에게 당 총서기 자리를 물려주고 연로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 지도부를 대폭 젊은층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이어 2003년경엔 국가주석직도 후 부주석에게 물려줄 예정.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원년인 올해 7%대의 경제성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핵심 과제. 그러나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7%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성장세가 일부 둔화된 데다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성장 목표치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내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미국 테러사건 영향으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수를 확대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WTO 가입 첫해인 올해 중국은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치를 통해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중국의 경제규모가 이탈리아를 추월, 세계 6위로 성장했으며 프랑스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 전했다.

이 방송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중국 당국의 당초 예상대로 7.3%선에 이르렀다며 블룸버그통신의 예측을 인용, 올해엔 프랑스를 추월하며 2005년이나 2006년에는 영국마저 따라잡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중국의 교역량은 지난해 500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은 1조160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종환기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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