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작’? ‘괴작’?…영화 ‘리얼’ 3가지 미스터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9일 06시 57분


한류스타 김수현이 주연으로 나서 11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 ‘리얼’이 난해한 스토리와 불분명한 메시지 등으로 쏟아지는 악평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 코브픽처스
한류스타 김수현이 주연으로 나서 11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 ‘리얼’이 난해한 스토리와 불분명한 메시지 등으로 쏟아지는 악평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 코브픽처스
■1 난해한 스토리
■2 경험없는 감독
■3 사라진 조연들

개봉하자마자 뜨거운 논쟁·악평 확산
반복되는 카지노 장면…中 수출 겨냥?


졸작과 망작 그리고 ‘괴작’의 어디쯤이다.

배우 김수현 주연 영화 ‘리얼’(제작 코브픽쳐스)이 28일 개봉과 함께 뜨거운 논쟁거리를 만들고 있다. 순제작비 115억원의 대작, 누구나 원하는 한류스타의 주연작인데도 그 화려한 규모와 화제가 머쓱할 만큼 난해한 스토리와 희한한 스타일로 꽉 찼기 때문이다. 언론시사회 직후 본격화한 악평은 개봉 이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례적으로 집중되는 혹평이 오히려 작품을 향한 호기심으로 옮겨가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이래저래 ‘미스터리’다.

● 메인투자사 중국의 입김?

‘리얼’은 보고 나면 궁금한 게 더 많아지는 영화다. 2시간17분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단번에 해석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요약하면 영화는 카지노 사업가인 장태영과 그를 빼닮은 또 다른 장태영의 이야기이지만 이런 구분마저 모호하다. 김수현이 1인 2역이다.

영화의 메인투자사는 중국 최대 규모의 알리바바픽쳐스. 김수현에 거는 기대로 거액을 선뜻 내놓은 중국 영화사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리얼’도 없었다는 의미다.

투자사의 입김은 때로 영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리얼’에는 중국 색채가 강한 의문의 장면과 설정이 난무한다. 배우 성동일이 중국 출신 건달 역을 맡거나 유명 중국 음식을 극의 메타포로 설정하는 상황은 ‘애교’ 수준. 매번 흐름을 깨면서도 반복되는 화려한 카지노 장면은 마치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광고의 한 장면 같다.

‘리얼’의 국내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중국 개봉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완화하는 반한류 움직임 속에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에 공개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영화에 대한 혹평이 입소문을 타고 번질 것을 우려한 것인지 ‘리얼’은 이례적으로 개봉 이틀 전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김수현, 설리, 조우진, 이사랑 감독(왼쪽부터)이 2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영화에 대한 혹평이 입소문을 타고 번질 것을 우려한 것인지 ‘리얼’은 이례적으로 개봉 이틀 전 언론시사회를 열었다. 김수현, 설리, 조우진, 이사랑 감독(왼쪽부터)이 26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낯선 존재, 이사랑 감독은 누구?

‘리얼’의 이사랑(37) 감독은 조연출 경험도 없이 단박에 100억원대 규모의 영화를 책임지는 연출자로 세상에 알려졌다. 김수현의 이종사촌형인 그는 ‘리얼’의 시나리오를 발견해 영화화를 주도했다. 시나리오를 쓰고 처음 연출을 맡은 이정섭 감독과 기획단계에서부터 함께 했고, 이후 프로듀서와 제작자로 공동작업을 해왔다. 그러다 이정섭 감독의 하차로 자리를 넘겨받았다. 이사랑 감독은 “기획부터 제작자나 감독의 구분 없이 각자 크리에이티브를 끌어냈지만 서로 개성이 뚜렷해 이견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비단 혈연관계를 떠나 김수현이 감독에 갖는 신뢰는 상당하다. 김수현은 “내가 할 수 있는 연기, 표현할 최대치를 끌어내도록 해주는 사람”이라며 “가장 믿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초호화 카메오, 조연배우들 어디로?

‘리얼’에는 배우 손현주를 비롯해 수지, 아이유, 박서준 등 스타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김수현과 인연을 맺은 인물들로, 한 데 모이기 어려운 스타들이지만 대체 어느 장면에 등장했는지 발견하는 일은 숨은 그림 찾기에 가깝다.

왜 출연했는지 의문인 배우들은 더 있다. 심지어 조연들이다. 형사 이경영, 마약밀매를 벌이는 국회의원 김홍파 등은 극의 흐름상 필요한 역할이지만 대책 없이 장면이 잘려나간 탓에 가뜩이나 난해한 이야기는 미궁에 빠졌다. 이 감독은 “이야기가 방대해져 편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지만 신인감독의 미숙함으로 치부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는 반응이다.

한편 28일 극중 설리의 모습이 담긴 불법촬영 사진이 SNS와 온라인에 유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제작사와 CJ엔터테인먼트는 유포자와 게시자에 대해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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