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크라우드 펀딩, 관객 300만 넘으면 51% 수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16일 06시 57분


영화 ‘사냥’의 한 장면. 사진제공|빅스톤픽쳐스
영화 ‘사냥’의 한 장면. 사진제공|빅스톤픽쳐스
저예산영화에서 상업영화로 확대
작품 홍보에도 긍정적 효과 기대

관객이 영화에 투자하는 방식의 크라우드 펀딩이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기부 형식의 후원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수익형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원한다면 누구나 상업영화의 투자자가 될 수 있다.

29일 개봉하는 안성기, 조진웅 주연 ‘사냥’이 13일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하고 단 하루만에 300여명으로부터 목표액 3억원을 모았다. 마케팅 비용 마련을 위해 이번 펀딩을 진행한 ‘사냥’ 측은 예상을 웃도는 관객의 참여 덕에 당초 21일까지 진행하려던 계획을 불과 하루 만에 마쳤다.

‘사냥’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는 영화가 손익분기점인 관객 164만명을 돌파한 순간부터 누적관객수에 따라 책정된 비율로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180만명을 동원할 경우 투자 수익률은 5.7%, 300만명이 넘으면 51.0%에 이른다.

4∼5년 전부터 시작된 크라우드 펀딩은 그동안 제작비 마련이 절실한 저예산 영화나 사회정치적 이슈와 연관돼 어려움을 겪는 작품이 주로 선택해온 방식이다. 올해 2월 개봉해 358만명을 모은 ‘귀향’도 비슷한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업영화들도 크라우드 펀딩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사냥’에 앞서 이정재 주연의 블록버스터 ‘인천상륙작전’은 5억원을 목표로 펀딩을 진행해 목표치를 모았다.

이처럼 제작비가 100억원에 이르는 대작까지 크라우드 펀딩에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문화 콘텐츠에 관심 있는 이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여 소속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해당 작품의 홍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다.

‘사냥’의 크라우드 펀딩을 담당한 와디즈의 한 관계자는 “기관이나 기업에 집중돼 있던 문화 콘텐츠 투자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며 “개봉영화를 향한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바이럴 마케팅 수단으로도 주목받는다”고 밝혔다.

펀딩 활성화로 관련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간첩 조작 사건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은 가을 개봉을 목표로 비용 마련을 위한 스토리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8월31일까지 2억원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15일 현재 2700명, 6250만원이 모였다. 후원형 펀딩으로는 이례적인 열기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