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DJ 변신은 무죄? 실력 없으면 유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26일 06시 55분


‘천재도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 배우, 개그맨, 가수 등 스타들이 단순히 취미를 넘어 ‘전문 DJ’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듀오 원투가 한 클럽에서 리믹스한 음악을 들려주는 모습. 사진제공|원투
‘천재도 즐기는 자는 이길 수 없다!’ 배우, 개그맨, 가수 등 스타들이 단순히 취미를 넘어 ‘전문 DJ’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듀오 원투가 한 클럽에서 리믹스한 음악을 들려주는 모습. 사진제공|원투
■ 디제잉 손 맛에 빠진 스타들

구준엽·박명수·춘자·원투 등 DJ 활동
자기만의 음악으로 수백명과 호흡 매력
인기만 믿고 DJ 활동 시작했다간 낭패
춘자 “실수하면 외면…하루 8시간 연습”


하우스, 테크노, 트랜스, 덥스텝 등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음악페스티벌이나 클럽, 파티 등에서 EDM을 리믹스해 들려주는 DJ의 활약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DJ가 스타들 사이에서도 주목받는 ‘직종’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구준엽은 ‘DJ 쿠’란 이름으로 세계 유수의 음악페스티벌에 초청을 받는 명성을 얻은 지 오래다. 박명수, 춘자, 원투 등도 클럽가와 음악페스티벌, 각종 파티 무대를 누비는 인기 DJ로 활동하고 있다. 배우 장근석과 류승범도 DJ로 변신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고, 최근엔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의 문준영도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외에도 모델 출신 연기자 박재훈, 영화 ‘명량’의 최창균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직 DJ들이다. 무엇이 이들을 DJ로 이끌었을까.

가수 겸 DJ 춘자. 사진제공|가온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DJ 춘자. 사진제공|가온엔터테인먼트

● “즐기되, 실력을 쌓아라”

이들은 기본적으로 EDM을 좋아하며, 또 ‘무대’를 즐긴다. 이들은 DJ의 매력을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하며 느끼는 ‘무대의 맛’에 비유한다. 자기만의 음악으로 수많은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희열이라는 것이다. 그 정점은 음악을 매개로 한 ‘공감대’이다. 춘자는 “DJ는 내 손으로 수백명을 놀게 한다는 희열을 준다. 내가 신나게 느끼는 포인트를 관객도 함께 즐길 때 그 공감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력이 없거나 연습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신의 얼굴과 이름만 믿고 나섰다 심한 역풍을 맞기도 한다.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경력을 쌓은 DJ들의 따가운 시선도 이겨내야 한다. 기존 DJ들은 연예인 출신 DJ들의 실력에 의구심을 품고, 연습생과 같은 ‘힘든 과정’ 없이 이름값으로 쉽게 무대에 오르는 것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또 팬들인 관객이 되는 콘서트와 달리 DJ의 관객은 불특정 대중이라는 점에서 어려운 점도 많다. 팬은 스타의 작은 실수도 호의로 바라보지만, 클럽 이용자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음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춤추지 않는 빠른 피드백의 특성 때문에 DJ들은 내내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몇몇 유명인들이 실력도 없이 클럽무대에 올랐다가 현장 분위기도 망친 뒤 금방 소문이 퍼져 다시는 무대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된 경우도 있다. 원투의 송호범은 “DJ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려고 리믹스나 믹싱 뿐 아니라 프로듀싱 능력을 갖추려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자신의 명성만 믿고 나오는 분이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 “부단한 연습과 훈련이 생존력”

타고난 재주가 없더라도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장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어렵지 않게 디제잉을 배울 수 있는 시대에 EDM 시장과 케이팝의 확대로 엔터테인먼트의 한 전문분야로도 인정받으면서 향후 연예인들의 DJ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렌드를 읽는 감각과 그때그때 분위기를 띄워 줄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한 DJ에게는 엄청난 연습량이 필요하다. 춘자는 현재 서울과 대구의 유명 클럽에서 레지던트(전속) DJ로 활약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지만, 지금도 하루 7∼8시간씩 디제잉 연습을 한다.

춘자는 “DJ는 무대에서 몇 번 실수하면 곧바로 외면 받는다. 1시간이나 1시간 30분 동안 감흥을 유지하면서 기승전결의 분위기로 이끌려면 50∼100곡을 준비한다. 30곡 정도를 들려주기 위해 10시간의 연습시간은 찰나처럼 지난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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