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전후 영국을 배경으로 한 ‘어톤먼트’는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았다. 1980년 미국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노인’은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영화다. ‘어톤먼트’가 관객의 감정을 북받치게 만드는 고전적 멜로인 데 비해 ‘노인’은 뼛속이 시릴 만큼 피도 눈물도 없는 돈과 폭력의 드라마다.
그러나 이언 매큐언(‘어톤먼트’)과 코맥 매카시(‘노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두 영화는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고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부르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들의 인생은 전혀 생각지 못한 일로 꼬이기 시작한다.》
■ ‘어톤먼트’
누명 쓴 연인 전쟁터로
비극적 영상 관객 울려
1935년 영국, 부잣집 딸 세실리아(키라 나이틀리)와 가정부의 아들 로비(제임스 매커보이)는 오래전부터 사랑하는 사이지만 신분의 차이 때문에 서로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 어느 날 세실리아의 동생 브라이오니(시어셔 로넌)는 서재에서 세실리아와 로비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보게 된다. 그날 밤 브라이오니는 로비에게 범죄의 누명을 씌운다. 로비는 감옥으로, 다시 전쟁터로 끌려간다. 사랑을 확인한 그날 헤어지게 된 연인은 서로를 애타게 기다린다.
오랜 세월 키워 온 사랑을 산산조각내고 등장인물들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것은 13세 소녀 브라이오니가 내뱉은 말 한마디였다. 브라이오니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였고, 어른들의 세계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사춘기를 겪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소녀의 오해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그 감정은 더 복잡한 것이었다.
‘오만과 편견’의 감독 조 라이트와 제작진이 다시 모여 만든 이 영화는 장면 하나하나가 아름답다. 낭만적인 영국의 전원 풍경은 전작에서 보여 줬으니 새로울 것은 없지만, 그는 전쟁의 폐허도 ‘비장미’가 느껴지도록 만들어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