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인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웃음). 애매함이 판치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 평소 성호 형이 장난치는 게 선배 같기도 하고 후배 같기도 하다. 이렇게 생활에서 나온 상황을 개그로 만든 건데… (처음에는 몸의 관절을 꺾는 ‘각기춤’을 이용한 개그를 기획해 코너 이름이 ‘각기도’였다).
▽박성호=정치인들이 ‘이랬다저랬다’ 하는 행태를 재미있게 풍자할 방법이 없었다. 같기도가 그 부분을 해낸 것 같다. 더구나 갈등 상황에 부닥치면 보통 사람들은 우유부단해지지 않은가? ‘같기도’는 솔직한 우리 모습인 듯하다.
▽이상구=맞다. 얼마 전 특별 사면을 본 주변 친구가 ‘이건 국민을 위한 것도 아니고 윗사람을 위한 것도 아니여’라고 하더라.
이들은 ‘같기도’ 코너에서 가수 ‘비’의 춤을 멋지게 추다가 갑자기 막춤을 추며 “이건 비도 아니고 통 아저씨도 아니여∼”라고 외친다. 그 ‘같기도’ 비결을 전수해 달라고 했다.
▽홍인규=주의해라. 일단 위험한 아니, 애매한 상황에서만 ‘같기도’를 써야 한다. 우선 목을 좌우로 상대를 약 올리듯 천천히 돌려라. 목을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을 묘사한다. 그리고 뒤에 나오는 말에 포인트를 주는 게 중요하다. 내가 지난해 장가갔는데도 너무 어려 보여 ‘이건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여’란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때 말의 강세는 동안과 안 어울리는 ‘어른’에 둬야 한다. 말투는 충청도 사투리에 억양을 전라도 사투리로 해야 하고.
이들은 최근에는 ‘같기도’를 펼친 뒤 ‘이건 뭐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기 시작했다. 반쯤 눈을 뜬 후 ‘이건 윙크한 것도 아니고 안 한 것도 아니여’라고 말하면 옆에서 ‘바보네’라고 핀잔주는 식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경종일까?
▽김준호=어찌됐건 높으신 분들이 하는 행동이 웃기니까 우리 유머 코드가 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본다. ‘같기도’에 인용된 정치인이라면 진정한 정치인이 아니라 애매한 사람일 수 있지 않을까? 이건 국회의원도 아니고 국민도 아니여∼(웃음). 악플러들에게도 ‘같기도’를 전수하고 싶다. 반어적으로 풍자하는 게 고단수다.
▽정승호=정치인이 개그맨 같기도 하고 정치인 같기도 하니…. 우리야 개그맨이니 같기도를 많이 써도 좋지만 정치인들은 안 썼으면 좋겠다.
▽이상호=(정치인들을 가리켜) 같은 개그맨끼리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웃음).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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