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 또 ‘요동’…하반기 또다시 식품 물가 자극하나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27일 17시 27분


코멘트

러시아, 우크라이나 수출길 막으면서 국제 곡물가 급등
국제 밀 8.6%, 옥수수 5.7% 올라…"식품가 인상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이상 기후 여파로 식료품발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가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을 하나씩 끊으면서 세계 곡물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러시아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가능하게 했던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했다. 이어 24일에는 다뉴브강 항구도시를 공습해 우크라이나의 곡물창고를 파괴해 세계 곡물가가 요동쳤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60.50센트(8.68%) 급등한 7.575달러에 거래됐고, 옥수수 선물 가격도 5.7% 넘게 올라 부셀당 5.68달러가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같은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여파로 전 세계 곡물 가격이 최대 15%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더해 세계 곳곳에서는 이상기후로 곡물 작황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세계 식량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남유럽에서는 가뭄과 폭염이 지속돼 올리브 작황이 부진하다. 세계 올리브 생산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는 스페인의 올해 예상 수확량은 85만톤(t)으로 평년 130만t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스페인 뿐 아니라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도 같은 이유로 올리브 흉작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초 영국에서는 올리브 오일 소매가가 2배 가량 올랐는데, 올해 작황 부진으로 향후 추가 가격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설탕과 카카오, 쌀의 국제 시세도 산지인 인도 등지의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밀가루·옥수수·설탕을 비롯해 올리브유·카카오·쌀 등의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에서 만드는 과자와 빵·음료수 등의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주요 제빵업계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가 국내 시장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직까지 곡물가 상승세를 체감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태국산 옥수수를 수입하는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태국의 이상기후로 옥수수 작황이 좋지 않아 원물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도 수급에 어려움이 계속될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스페인산 올리브를 사용하는 BBQ치킨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BBQ치킨 관계자는 “2019년에는 톤당 3000유로(약 420만원)에 스페인산 올리브오일을 구입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톤당 5500유로(약 770만원)으로 이미 많이 오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도 스페인산 올리브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원가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현재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에 제품 가격을 소폭 인하하거나 인상분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건비를 비롯해 전기료와 가스료 등 제반비용이 모두 상승해 원가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버틸 때까지 버티겠지만, 원재료 비용 상승 압박이 더해진다면 제품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수순 아니겠냐”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