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수익성, 벤츠 육박… 1분기 영업익 2조8740억 역대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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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합쳐 분기 이익 6조 첫 돌파
영업이익률 12%로 BMW보다 높아
고수익 차량 판매 늘고 환율도 영향
북미 판매 32% 급증… 中-러선 하락

기아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이어 올해 1분기(1∼3월)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프리미엄 브랜드 못지않은 수익성을 과시했다. 현대자동차와 양사 합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6조 원을 돌파하는 새 기록을 썼다.

26일 기아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3조6907억 원과 2조8740억 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9.1%, 78.9% 늘었다.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보다 매출액은 1.7%, 영업이익은 23.7%가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다.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고 수준인 12.1%를 나타냈다. 1년 사이 3.3%포인트가 높아졌다. 지난해 연간 9.8%를 나타낸 BMW보다 높고, 13.6%를 나타낸 메르세데스벤츠에 근접했다. 잇따른 가격 인하로 1분기 매출총이익률(일종의 영업이익률)이 기존 20% 이상에서 19.3%로 떨어진 테슬라와는 7.2%포인트 차이다.

기아 측은 부품 수급 문제 개선과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인센티브 절감에 따른 ‘제값 받기’ 구조가 이번 실적 향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276원으로 전년 대비 5.9% 상승하는 등 환율 효과도 작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1분기 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한 76만8251대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 불리는 북미 시장(31.8%)과 유럽(10%),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24.4%), 아프리카·중동(34.2%)에서 상승세가 높았다. 토종 브랜드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37.7%)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지속되는 러시아(―70.0%)에선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차량 한 대당 평균 판매가(ASP)는 지난해 1분기(2900만 원)보다 12.7% 늘어난 3270만 원. 전체 판매량에서 고부가가치 차량으로 꼽히는 레저용차량(RV) 비중은 약 66.1%를 나타냈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18.1%를 달성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1차 고객이라 할 수 있는 북미 시장 딜러들이 기아에서 일하고 싶어 할 정도로 제품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직전 분기 사상 최대치(5조9835억 원)를 나타냈던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이번에 6조4667억 원으로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지난해 1분기 3조5354억 원에서 1년 만에 82.9%가 증가했다. 양사의 영업이익이 3조 원 이상을 나타낸 건 2012년 2분기(4∼6월)와 지난해 1·2·4분기, 올해 1분기까지 총 5번이다.

기아 관계자는 상반기(1∼6월) 전망에 대해 “고금리 고물가 추세와 국제적 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판매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플래그십 전기 SUV인 EV9의 성공적 출시에 힘입어 지금의 고수익·선순환 판매 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기아#수익성#벤츠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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